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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해 팀도루 8위였던 넥센이 1년만에 압도적인 팀도루 1위팀이 됐다. 뛰고 또 뛴다. 도루 성공률(69%, 2위)도 높고, 더블 스틸, 1루 주자의 페이크 도루 뒤 2루주자의 3루 기습 도루까지. 우익수 방면 안타때 1루주자가 3루까지 가는 것은 당연하고 틈만나면 넥센 선수들은 한 베이스를 더 노린다.
넥센에 무슨 일이 있었나. 넥센은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를 메이저리그로 보냈다. 중심타자 유한준은 kt로 떠났다. 타선의 중량감이 줄었다. 홈구장도 목동구장에서 고척스카이돔으로 바뀌었다. 홈런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돔구장이지만 고척스카이돔은 목동구장에 비해 크다. 염 감독은 빅볼 대신 빠른 스몰볼을 외쳤다. 넥센 선수들은 겨우내 약속된 베이스러닝의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익혔다. 찬스만 생기면 주저없이 뛴다. 뛰다보니 요령까지 생겨 요즘엔 2루에 아예 볼이 날아오지 않을 때도 있다.
지난 19일 청주 한화전에서 넥센은 무려 5개의 도루로 한화 벤치를 '멘탈 붕괴'로 몰아붙였다. 뛰고, 또 뛰고 휘젓는 넥센 타자들 때문에 한화는 1승2패로 위닝시리즈를 내줬다. 21일 고척돔에서 열린 삼성전에서는 한술 더떠 6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며 삼성을 3연패에 빠뜨리고 3연승을 내달았다.
이 모든 것은 넥센 구단의 준비성 때문에 가능했다. 넥센은 강정호의 해외진출에 대비해 김하성을 미리 점찍었고, 박병호가 떠난 뒤 홈런 대신 뛰는 야구를 택했다. 코엘로 대신 맥그레거를 영입했는데 주위에선 실패보다는 성공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친다. 선수스카우트에 능한 넥센이고, 팀워크가 가능한 독특한 팀분위기가 있다. 외국인 선수도 예외없이 팀의 일원이다. 팀연봉 꼴찌팀의 3위 질주, 유쾌한 반란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