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다' 추신수 22홈런, 과연 깨질 수 있나.

기사입력 2016-06-22 16:09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왼쪽)과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

올 시즌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메이저리그 한국인 최다 홈런 기록(22개)은 깨질 수 있을까.

시즌 초 만해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는 물론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이대호(시애틀 매리너스)가 엄청난 속도로 홈런 개수를 쌓았기 때문이다.

4년 연속 KBO리그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가장 걱정했던 '4월'을 무사히 넘기면서 40홈런까지 때릴 수 있다는 기대를 받았다. 강정호도 완전치 않은 경기 감각에도 강속구를 통타해 어렵지 않게 담장을 넘겼다. 이대호 역시 부드러운 스윙을 앞세워 한일 리그를 정복한 타격 기술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긍정적인 전망만 쏟아지는 건 아니다. 미네소타 지명타자 박병호는 슬럼프가 너무 길다. 강정호는 몸 상태를 예의주시해야 하고, 이대호는 매경기 출전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22일 현재 박병호는 58경기(팀 70경기)에 출전해 202타수 41안타 타율 0.203에 12홈런을 기록 중이다. 강정호는 38경기(팀 71경기)에서 123타수 34안타 타율 0.276에 9홈런을 때렸다. 이대호는 49경기(팀 71경기)에서 123타수 36안타 타율 0.293에 10홈런을 폭발했다.

산술적으로 지금의 페이스라면 박병호는 27홈런이 가능하다. 강정호는 20홈런, 이대호는 22홈런으로 시즌을 마칠 수 있다. 좀 더 세밀한 분석을 가한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박병호 30홈런, 강정호 19홈런, 이대호는 15홈런으로 예상했다.

결국 최악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음에도 박병호가 유력한 후보라는 얘기다. 상대적으로 타석에 들어가는 횟수가 많기 때문에, 또 파워 하나는 검증됐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폭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는 KBO리그에서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벗어난다면 시즌 초 보인 엄청난 타격을 재현할 수 있다.

강정호도 충분히 추신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그는 가장 최근 홈런이 15일 뉴욕 메츠 전이다. 7경기 동안 홈런이 없지만 선발 출전했을 때는 안타를 때리며 나쁘지 않은 감을 보이고 있다. 그는 지난해 쓰던 길이 33.5인치 방망이에서 올 시즌 34인치 방망이를 사용하고 있다. 타구에 힘을 더 싣기 위해서 변화를 택했고, 효과는 나쁘지 않다고 자평하고 있다. 앞으로 연속 출전이 가능한 몸 상태가 되면 MLB.com 예상보다 많은 홈런을 뿜을 수 있다.


이대호는 플래툰 시스템이 관건이다. 과연 시즌 끝까지 왼손 투수일 때만 선발 출전할 것인지가 문제다. 그는 22일에도 9회 대타로 나와 상대 마무리 공을 공략해 중전 안타를 날렸다. 벤치에 있기 아까운 실력이지만, 구단의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현지 언론도 지속적으로 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갑자기 바뀔 것 같지는 않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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