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환상 완봉승 이후...우규민에게 무슨 일이?

기사입력 2016-06-22 22:13


2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LG 우규민과 SK 윤희상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SK 김성현이 1회 2사 1, 3루에서 LG 우규민을 상대로 3점 홈런을 날렸다. 그라운드를 돌고 있는 김성현 앞에서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우규민.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6.22

환상적인 완봉 역투 이후 우규민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LG 트윈스 우규민이 또다시 무너지고 말았다. 우규민은 22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3⅓이닝 8피안타 7실점을 기록하는 난조를 보였다. 김성현, 정의윤에게 홈런 2방을 허용했다. 올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 그 전 기록은 6실점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4회말 1사 2, 3루 위기서 최동환에게 바통을 넘겼는데 최동환이 무실점으로 이닝을 종료시켜 우규민의 실점이 7점에 그쳤다는 점이다. 이날 부진으로 우규민은 시즌 5패째를 떠안았다. 승리는 3승 뿐이다. 명성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우규민은 지난 4월 26일 대구 원정 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뒀었다. 9이닝 동안 안타는 단 2개만을 내주고 삼진 7개를 잡았었다. 다른 말이 필요 없는, 그야말로 완벽한 피칭이었다. 이 경기까지 4월 패전 없이 2승만을 따냈다. FA 자격 취득을 앞둔 올해도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였다. 4년 연속 두자릿수 승수 획득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5월 들어 거짓말처럼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삼성전 최악의 투구로 연이어 패전을 기록한 뒤 2군에 내려갔다. 고질인 허리 통증을 치료하고, 무너진 밸런스를 회복시키기 위한 양상문 감독의 의도였다. 유독 올시즌 비오는 날 투구를 많이 했고, 선발 등판 예정일 비로 취소된 경기도 2경기였다. 이날 SK전도 많은 비가 내려 취소가 예상됐었는데, 경기 전 비가 뚝 그쳐 경기가 개최됐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우규민이 밸런스를 잡기 쉽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2군에 다녀온 뒤에도 5월 21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3⅔이닝 5실점하며 패수만 늘렸다. 다행히, 6월 들어 첫 경기인 kt 위즈전에서 승리를 챙겼고 10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8이닝 1실점 역투로 살아나는 듯 했지만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또다시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최근 기록은 조금 나아졌지만, 확실한 건 4월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직구 평균 구속이 줄어들었다. 이날 경기 최고구속이 141km에 그쳤다. 대부분의 공이 130km 중반대에 형성됐다. 우규민의 컨디션이 좋을 때는 평균 140km 가까이 직구 구속이 유지된다. 언더핸드로 그다지 공이 빠르지 않은 우규민의 스타일상, 직구 구속이 3km 정도만 차이 나도 타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엄청나다. 여기에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싱커가 떨어지는 각도도 조금은 밋밋해진 듯 보인다. 제구가 좋아 볼넷은 내주지 않아도, 상대 타자들 눈에 공이 들어오니 정타를 내줄 수밖에 없다. 양상문 감독은 "직구 구위가 떨어지면, 상대타자들이 변화구에 속지 않는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LG 강상수 투수코치는 이날 경기 후 "우규민의 경우 아직 투구 밸런스가 완벽하지 않다. 때무네 직구 구속이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의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진단하며 "그러나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지금은 공을 던지며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몸상태에 큰 이상이 없기에 점점 좋아질 것"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토종 에이스 우규민이 원래 밸런스를 찾아야, 팀 전체 밸런스를 좋게 유지할 수 있는 LG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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