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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장원삼(33)이 다쳤다. 지난 26일 kt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1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다 목을 부여잡은채 표정이 일그러졌다. 27일 장원삼은 목 담증세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베이스러닝 도중 손가락을 다친 내야수 조동찬과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
다른 투수였다면 이런 부진 속에 지속적인 선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또 삼성의 외국인투수 흉작이 역대급이 아니었으면 역시 부진으로 이미 2군행을 통보받았을 수 있다. 삼성은 외국인선수 3명이 2군에 모여있다. 외국인투수 레온과 웹스터는 전반기 복귀가 힘든 상황이다.
장원삼은 개막에 앞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허리를 살짝 다쳐 첫 등판이 보름여 늦었다. 이상하게 꼬였던 시즌 초반이었다. 세 번에 한번 꼴로 겨우 퀄리티스타트를 하다 6월 들어서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본인도 쉽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운과 볼배합, 피칭폼 간파 등을 추측할 뿐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판단은 냉정하다. 류 감독은 "장원삼과 윤성환은 기본적으로 코너워크와 제구, 볼끝으로 승부하는 투수들이다. 강속구 투수들이 아니어서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늘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 22일 장원삼과 만나 최근 부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장원삼은 "이상하게 경기가 안 풀린다"고 했지만 류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리는 것은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상황 등을 의미하는데 지금은 정타가 너무 많이 나온다. 확실한 코너워크가 안되고 볼끝이 밋밋해 졌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은 한동안 이겨도 져도 7위여서 '삼성' 대신 '칠성'이라 불렸는데 최근엔 순위가 더 떨어져 꼴찌 걱정까지 하고 있다. 27일 현재 31승41패로 8위다. 5할승률 '-10'. 4위 SK와 5게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선발진이 이처럼 붕괴될 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베테랑 장원삼이 이정도까지 추락할 지는. 장원삼은 늦어도 3주 정도면 복귀할 수 있다. 후반기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장원삼은 경험이 풍부하고 성실한 선수다.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직구 최고스피드는 140㎞대 초반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정인욱과 김기태에게 쏠린 선발 짐이 꽤 무거운 상황이다. 2군에서 건강하게 복귀할 장원삼은 '장원삼다운' 그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낯설지만', 가을 야구는 물건너갈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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