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 삼성은 '장원삼다운' 장원삼을 원한다

기사입력 2016-06-27 22:53


지난 26일 kt전에서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는 삼성 장원삼. 2이닝을 마친 뒤 목부상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장원삼은 2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장원삼(33)이 다쳤다. 지난 26일 kt전에 선발등판해 2이닝 1실점 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다 목을 부여잡은채 표정이 일그러졌다. 27일 장원삼은 목 담증세 등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베이스러닝 도중 손가락을 다친 내야수 조동찬과 함께 2군으로 내려갔다.

삼성으로선 청천벽력같은 소식이어야 하는데 장원삼 관련 뉴스만 놓고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올시즌 장원삼은 팀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했다. 최근 선발등판한 5경기에서 삼성은 1승4패를 했다. 그나마 예기치못하게 강판된 26일 경기가 유일한 승리였다.

올해 장원삼은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후 최악의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프로 10시즌을 풀타임으로 뛰며 평균자책점이 3.90이었다. 지난해까지 통산 109승을 달성한 리그 대표 좌완이었다. 올시즌에는 13경기에 선발로 나와 2승7패에 평균자책점이 7.59로 치솟았다.

다른 투수였다면 이런 부진 속에 지속적인 선발 기회를 부여받지 못했다. 또 삼성의 외국인투수 흉작이 역대급이 아니었으면 역시 부진으로 이미 2군행을 통보받았을 수 있다. 삼성은 외국인선수 3명이 2군에 모여있다. 외국인투수 레온과 웹스터는 전반기 복귀가 힘든 상황이다.

장원삼은 개막에 앞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다 허리를 살짝 다쳐 첫 등판이 보름여 늦었다. 이상하게 꼬였던 시즌 초반이었다. 세 번에 한번 꼴로 겨우 퀄리티스타트를 하다 6월 들어서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지난 3일 한화전 7이닝 3실점을 하고 승을 따지 못하면서 이후 내리 3연패를 했다. 9일 LG전 4⅔이닝 6실점, 15일 SK전 1이닝 8실점, 21일 넥세전 4이닝 6실점(3자책).

본인도 쉽게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운과 볼배합, 피칭폼 간파 등을 추측할 뿐이다. 류중일 삼성 감독의 판단은 냉정하다. 류 감독은 "장원삼과 윤성환은 기본적으로 코너워크와 제구, 볼끝으로 승부하는 투수들이다. 강속구 투수들이 아니어서 밸런스가 흐트러지면 늘 힘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지난 22일 장원삼과 만나 최근 부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장원삼은 "이상하게 경기가 안 풀린다"고 했지만 류 감독은 "경기가 안 풀리는 것은 빗맞은 타구가 안타가 되는 상황 등을 의미하는데 지금은 정타가 너무 많이 나온다. 확실한 코너워크가 안되고 볼끝이 밋밋해 졌다고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은 한동안 이겨도 져도 7위여서 '삼성' 대신 '칠성'이라 불렸는데 최근엔 순위가 더 떨어져 꼴찌 걱정까지 하고 있다. 27일 현재 31승41패로 8위다. 5할승률 '-10'. 4위 SK와 5게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격차는 오히려 더 벌어지고 있다.

선발진이 이처럼 붕괴될 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베테랑 장원삼이 이정도까지 추락할 지는. 장원삼은 늦어도 3주 정도면 복귀할 수 있다. 후반기에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장원삼은 경험이 풍부하고 성실한 선수다.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직구 최고스피드는 140㎞대 초반으로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정인욱과 김기태에게 쏠린 선발 짐이 꽤 무거운 상황이다. 2군에서 건강하게 복귀할 장원삼은 '장원삼다운' 그여야만 한다. 그렇지 않다면 '낯설지만', 가을 야구는 물건너갈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후반기에 돌아올 장원삼. 건강은 기본. 통산 111승 베테랑의 강인한 모습을 되찾는 것이 급선무다. 장원삼의 부진과 함께 삼성은 속절없이 8위까지 추락해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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