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 성장 가속페달, 코너외야수가 해답?

기사입력 2016-07-17 00:58


◇지난 14일 포항 삼성-롯데전에서 삼성 구자욱이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동점 솔로홈런을 쳐 홈을 밟은 후 덕아웃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은 큰 위기다. 9위에 머물러 있는데 투타 흐름이 좋지않다. 후반기 스타트부터 선두 두산을 만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반전 전망은 당분간 먹구름, 그럼에도 어둠 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봤다. 2년차 신형 엔진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허리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주중 포항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특유의 기동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4일 3차전에선 8회 동점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포효했다. 확실한 존재감과 함께 구자욱이 가세한 삼성 타선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줬다. 팀이 연장 11회 패해 아쉬움은 컸지만.

구자욱은 올시즌 1루수로 출전하고 있다. 구자욱은 못하는게 없어 더 고생중(?)이다. 지난해 채태인 박한이 박석민 등의 부상선수들의 공백을 차례로 메웠다. 1루수, 3루수,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 등 5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올해는 채태인의 트레이드와 함께 주전 1루수가 됐다. 포구와 송구 연습을 겨우내 인이 박히도록 했다. 내야수 출신인 류중일 감독은 구자욱의 송구 스타일에 대해 아쉬움을 표한 바 있다. 포구와는 달리 송구 플레이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자욱은 스스로의 노력으로 이마저도 극복하고 있다. 구자욱은 지난해 외야수비가 상대적으로 낫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는 "1루수비가 상당히 부담이 됐는데 많이 좋아졌다. 팀의 결정엔 뭐든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삼성이 완전체로 거듭나기 위해선 구자욱에게 향후 새로운 포지션을 맡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너 외야수다.

현재 삼성은 구자욱을 외야로 보내기 힘든 상황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촘촘한 외야때문에 선택한 사안이었고,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에 많은 것이 꼬였다. 삼성엔 최형우 박해민 배영섭 박한이까지 수준급 외야수가 4명이나 된다. 구자욱까지 가세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때문에 구자욱은 맞지 않는 옷에 억지로 몸을 맞췄다. 재능이 있으니 금방 배우지만 문제는 상당한 수비 부담이다. 최근 1루수는 좌타자들이 많아지면서 강습타구가 크게 늘었다. 만만찮은 수비포지션이 됐다. 매번 포구를 위해 베이스커버도 해야한다.

체력부담도 부담이지만 구자욱의 빠른 발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중견수는 국내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이 있다. 구자욱이 코너 외야수로 활약하면 기동력을 한껏 살릴 수 있고, 송구문제도 다소 해결된다. 올해 최형우는 FA가 된다. 잔류여부에 따라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이승엽이 은퇴한다. 지명타자 자리가 비게 된다. 이 또한 연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구자욱은 탁월한 멀티플레이어다. 특히 타격에 관한한 재능을 타고 났다. 지난해 타율 3할4푼9리, 11홈런 57타점 17도루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올해도 2년차 징크스따윈 존재하지 않았다. 5월말 허리부상으로 한달보름여를 쉬었지만 타율 3할6푼5리, 6홈런 30타점 9도루를 기록중이다. 지금도 잘하고 있지만 몸에 딱 맞는 옷을 입으면 더한층 훨훨 날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16일 서울 고적스카이돔에서 '2016 KBO리그 올스타전'이 열렸다. 경기를 앞두고 드림 올스타 삼성 구자욱이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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