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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큰 위기다. 9위에 머물러 있는데 투타 흐름이 좋지않다. 후반기 스타트부터 선두 두산을 만나는 것도 썩 내키지 않는다. 반전 전망은 당분간 먹구름, 그럼에도 어둠 속에서 한줄기 희망의 빛을 봤다. 2년차 신형 엔진 구자욱이다. 구자욱은 허리부상에서 복귀한 지난 주중 포항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특유의 기동력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4일 3차전에선 8회 동점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포효했다. 확실한 존재감과 함께 구자욱이 가세한 삼성 타선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 지를 보여줬다. 팀이 연장 11회 패해 아쉬움은 컸지만.
현재 삼성은 구자욱을 외야로 보내기 힘든 상황이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는 촘촘한 외야때문에 선택한 사안이었고,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에 많은 것이 꼬였다. 삼성엔 최형우 박해민 배영섭 박한이까지 수준급 외야수가 4명이나 된다. 구자욱까지 가세하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때문에 구자욱은 맞지 않는 옷에 억지로 몸을 맞췄다. 재능이 있으니 금방 배우지만 문제는 상당한 수비 부담이다. 최근 1루수는 좌타자들이 많아지면서 강습타구가 크게 늘었다. 만만찮은 수비포지션이 됐다. 매번 포구를 위해 베이스커버도 해야한다.
체력부담도 부담이지만 구자욱의 빠른 발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큰 아쉬움이다. 중견수는 국내최고 수비를 자랑하는 박해민이 있다. 구자욱이 코너 외야수로 활약하면 기동력을 한껏 살릴 수 있고, 송구문제도 다소 해결된다. 올해 최형우는 FA가 된다. 잔류여부에 따라 후폭풍이 커질 수 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이승엽이 은퇴한다. 지명타자 자리가 비게 된다. 이 또한 연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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