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아진 선발, 한화 '6일 로테이션' 가동할까

기사입력 2016-07-18 11:50


격세지감이다. 전반기 내내 부족 사태에 시달리던 한화 이글스의 선발진이 어느새 풍족해졌다. 원활한 5인 로테이션이 충분한 상태다. 여유있게 운용하자면 6인 로테이션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후반기 한화의 전술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201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6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나눔올스타 코치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6/
6월까지만 해도 한화는 원활한 5인 선발 체제를 가동하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됐던 에스밀 로저스가 부상으로 이탈하며 문제가 시작됐다. 또 다른 외인 투수 알렉스 마에스트리도 기량이 워낙 부족해서 팀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토종 선발도 비슷했다. 송은범과 윤규진 이태양 장민재 등이 선발로 나섰지만, 꾸준히 안정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김성근 감독 특유의 투수 물량공세 전략으로 인해 선발 운용이 불규칙하게 이뤄졌다. 김 감독 입장에서는 불안정한 선발의 약점을 메우며 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로 인해 매 경기가 한국시리즈처럼 치러졌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파비오 카스티요와 에릭 서캠프 등 두 명의 확실한 외인선발 요원이 가세하면서 비롯된 변화다. 여기에 6월 이후부터 송은범 윤규진 이태양 등이 5이닝 이상을 버텨주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면서 선발 경쟁력이 강해졌다. 장민재 역시 팀 상황 때문에 중간계투로 자주 모습을 보였지만, 선발 요원으로서의 활용이 충분히 가능하다. 즉, 현재 한화에는 최소 5이닝을 지켜줄 선발 요원이 6명이나 있게 된 셈이다.


6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한화가 SK를 상대로 13대 2 대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는 김성근 감독.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7.06
여기에 더해 후반기에 안영명이나 안승민 등 선발이 가능한 투수들이 1군에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마저 가세한다면 한화는 더 이상 선발 부족 문제로 고전하지 않게 된다.

만약 이런 전망이 실제로 이어질 경우 '6인 선발로테이션' 운용법이 등장할 수도 있다. 6명의 선발투수들이 주 1회씩 등판하는 시스템이다. 이 경우 모든 선발들이 동일하게 6일 휴식 후 경기에 나서게 된다. 일단 체력과 구위 안정화라는 측면에서는 장점이 있다. 특히 19일부터 시작되는 후반기는 8월9일부터는 종전 3연전 체제가 아니라 2연전 체제로 변용된다. 이동일이 많아지고, 만약 이 사이에 우천 취소경기가 발생하면 로테이션에 빈틈이 생길 여지가 많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선발 가능요원이 많다는 건 큰 장점이 된다. 탄력적으로 상대팀별 맞춤 선발을 투입할 여지도 있다. 로테이션 체제를 5인과 6인 사이에서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면 선발과 불펜진의 체력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되고 이는 곧 팀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6인 로테이션'의 단점도 분명히 있다. 취소 경기 등으로 선발진의 등판 간격이 너무 길어지게 되면 오히려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도 있고, 한정된 엔트리에서 선발을 6명이나 붙잡아두면 불펜 자원이 줄어들기도 한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한정적으로 운용하면서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수다. 중요한 건 한화는 이제 한정된 투수 자원을 최대한으로 끌어모아 쓰는 운용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여지가 생겼다는 건 분명 큰 호재다. 이를 어떻게 활용해 팀 성적을 끌어올리느냐는 김성근 감독의 몫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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