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재계약, 계약만료 앞둔 감독 4명은 어떻게

기사입력 2016-07-19 06:00


2016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1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드림올스타팀의 김태형 감독과 나눔올스타팀의 김경문 감독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7.17/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8회말 2실점을 허용하며 3점 차로 벌어지자 삼성 류중일 감독이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직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모든 야구인들이 꿈꾸는 궁극의 목표는 프로야구 감독이 아닐까. 선수 은퇴 후 방송해설자, 아마추어 지도자, 개인사업 등 진로가 다양해졌지만, 입을 맞춘 듯 하는 말이 '현장 복귀'다. 선택된 소수에게 주어지는 특별한 자리, 프로야구 감독직. 화려한 선수 경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도 않고, 시운이 따라줘야 하고, 인적 네트워크도 중요하다. 구단의 색깔, 팀 분위기에 따라 머릿속에 그리는 감독상이 다를 수도 있는데, 그래도 최우선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지도자'다.

1982년 원년부터 감독 타이틀(대행 포함)을 단 지도자는 100명이 안 된다. 프로야구 첫 해 김영덕(OB 베어스) 서영무(삼성 라이온즈) 김동엽(해태 타이거즈) 백인천(MBC 청룡) 박영길(롯데 자이언츠) 박현식 감독(삼미 슈퍼스타스)부터 지난해 10월 지휘봉을 잡은 조원우 감독(롯데)까지 총 65명이다. 뜨거운 열정, 큰 뜻을 품고 호기롭게 시작했다고 해도, 성적으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게 감독의 숙명이다. 명장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아니라 좋은 성적을 끌어내면 명장이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프로야구팀 감독은 총 5명이다. KBO리그 10개 팀 중 딱 절반이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을 비롯해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 김용희 SK 와이번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조범현 kt 위즈 감독이 이번 시즌이 계약의 마지막 해다. 두산이 18일 재계약을 발표한 김태형 감독을 빼고 4명이 후반기 성적에 따라 거취가 결정된다. 김태형 감독은 사령탑 첫해인 지난 시즌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고, 올해도 정규시즌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송일수 감독을 1년 만에 경질하고 김태형 감독을 내세운 두산의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야구인들은 김태형 감독을 두고 "운이 좋다"고 말한다.


2016 프로야구 SK와 LG의 경기가 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2회초 SK 이재원의 희생플라이 때 3루주자 최승준이 홈에 들어온 후 김용희 감독이 윤태수 주심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03.
팀 사정에 따라 재계약을 위한 성적 기준이 다르다. 2위 NC의 목표는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주저앉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우승을 위해 지난 겨울 FA 내야수 박석민을 4년간 총액 96억원에 계약했다. 구단 내부에서도 '파격적인 베팅'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기존의 전력을 유지하면서 타선을 업그레이드 했다. 올해도 예상한대로 꾸준하게 나아가고 있는데, 그래도 포스트 시즌 성적이 김경문 감독 재계약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규시즌 5위로 포스트 시즌 진출. 김용희 감독은 취임 첫해에 아쉬움도 컸으나, 어렵게 가을야구의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올해도 4위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여전히 안정적인 전력으로 보긴 어렵다. 5~6위 팀과 격차가 2.5~3.5경기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번 시즌도 피말리는 4~5위 싸움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결과에 따라 김용희 감독의 향후 진로가 결정된다. 포스트 시즌 진출은 기본이다.

현 시점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도자가 류중일 감독이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 4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는데, 올해는 바닥을 맴돌고 있다. 지난 시즌 후 터진 주축 투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의 영향이 컸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미약해 손과 발이 모두 묶인 듯한 모습이다.

모기업 삼성의 구단 운영정책이 일등주의에서 야구단 자립,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바뀌면서 동력을 잃고 거짓말같은 추락이 이어졌다. 순식간에 최하위권 사령탑으로 전락한 류중일 감독은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그래도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팀 감독인데"라는 여론이 힘을 얻으려면, 지
2016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kt위즈의 경기가 1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경기전 kt 조범현 감독이 한화 김성근 감독으로 부터 통산 600승을 축하하는 꽃다발을 받고 있다. 수원=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6.06.14/
금보다 순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34승1무48패, 승률 4할1푼5리. 9위로 전반기를 마친 삼성이다.

조범현 감독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1군 무대 첫해인 지난해 최하위였는데, 올해도 꼴찌로 후반기를 시작한다. 어느 정도 어려움을 예상하긴 했다고 해도 아쉬움이 크다.


물론, 조범현 감독 지도하에 지난해보다 전력이 탄탄해졌다. 전반기 중반까지 중위권에서 버티다가 아래로 내려갔다. 최하위라고 해도 좋은 흐름을 탄다면 충분히 도약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최근 터진 김상현의 임의탈퇴 등 악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위즈는 마법이 필요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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