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고투저의 시대다. 어느 팀이든 한번의 찬스에서 4∼5점은 쉽게 뽑느나. 그러다보니 불펜투수들의 블론세이브가 많아졌고, 아무리 이기고 있어도 언제 뒤집힐지 몰라 불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봐야 한다.
19일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LG전서 예전같으면 빈볼을 부를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LG가 11-6으로 5점차 앞서고 있던 8회초, 1사후 우전안타를 치고 나간 김용의가 8번 유강남 타석 때 2루 도루를 감행한 것. 세이프가 되며 LG가 찬스를 이었고, 박용택의 우전안타 때 득점해 12-6이 됐다.
5점차인 8회 리드한 팀의 도루는 어떻게 보면 상대를 자극하는 행동일 수 있다. 이미 끝난 게임에서 도루를 왜 하느냐고 상대팀에서 항의할 수도 있고, 상대 투수가 빈볼을 던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는 불상사없이 깨끗하게 끝났고, 다음날인 20일 넥센 염경엽 감독은 8회 LG의 도루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최근 타고투저의 시대에서 5점차라고 안심할 수 없다는 것.
염 감독은 "우리팀만 보면 안된다. 상대팀의 사정도 있는 것이다. LG는 불펜이 불안하기 때문에 5점차라고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LG의 사정을 이해했다. 이어 "우리도 그때까지 주전들을 빼지 않고 있었다. 경기를 포기했다면 몇몇 주전들을 빼서 체력 세이브를 시키고, 8회에도 1루수를 베이스에서 떨어지게 했을 것"이라는 염 감독은 "우리가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1루수를 베이스에 붙여놓고 정상적으로 경기를 했었다"라고 했다. 즉 양팀 모두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를 했다는 뜻.
LG 양상문 감독도 "요즘 야구에선 8회에 5점차라고 해서 승리를 낙관할 수 없지 않냐"라며 "넥센 수비가 1루를 비웠다면 뛰지 못했겠지만 정상적인 수비를 해서 우리도 뛰었다. 5점과 6점 차이가 겨우 1점이라고 해도 실제로 큰 차이다"라고 했다.
고척돔=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