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관중에도 연이은 악재에 웃지못한 KBO

기사입력 2016-07-20 21:12


2016 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경기가 20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코칭스텝과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7.20.

KBO리그에 500만 관중이 찾은 기쁜 날인데도 야구인들은 전혀 웃지 못했다.

있을 수 없는 일들이 터졌기 때문이다.

KBO리그의 주축 선수가 연이어 검찰 수사를 받았다. 참고인도 아니고 혐의를 가지고 있는 피의자였다.

이미 원정 도박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안지만은 이번엔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 개설에 돈을 대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본인은 음식점을 차리는데 빌려줬다고 하지만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를 확보해 면밀한 조사를 하고 있다.

자기돈으로 도박을 하는 것과 인터넷 도박 사이트를 만드는 일은 분명 다르다. 자기돈으로 도박을 하는 것은 불법이긴 해도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는 피해자를 양산할 수 있다. KBO에서 최고의 불펜 투수로 군림한 선수가 그런 행위를 한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안지만의 소식이 알려진 뒤 몇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번엔 NC 투수 이태양의 승부조작 혐의가 터져나왔다. 이미 검찰 조사까지 받았고, 창원지검은 21일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할 예정이라고 한다. 어느 정도 범법 사실이 인정됐다는 뜻이다.

KBO리그는 이미 승부조작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12년 LG의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고,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됐다. KBO는 이들에게 영구 실격이란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KBO와 구단들은 매년 승부조작 등의 사건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교육을 실시했지만 또다시 검은 돈의 유혹에 빠진 선수가 나오고야 말았다.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데도 한순간의 실수로 동료와 선후배에게 먹칠을 하고 자신의 복까지 차버리는 일을 했다.

지난해부터 KBO리그에 크고작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지난해엔 kt 장성우가 SNS를 통해 치어리더 박기량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건으로 팬들을 경악하게 했고, 포스트시즌 때는 임창용과 안지만 윤성환의 원정도박 의혹이 터졌다. 올핸 kt 오정복의 음주운전에, 최근 kt 김상현의 음란죄까지 야구로 잊을만하면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나온다.


KBO와 구단들이 더이상 외적 팽창에 즐거워할 때가 아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커진 인기와 사랑에 대한 선수들의 의무에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졌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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