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1강 두산, 변치않는 수장의 믿음

최종수정 2016-07-29 12:29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2016 프로야구 경기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다.
경기 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25/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던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주춤하다. 2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가 2.5경기로 줄었다.

두산은 28일까지 올스타전 이후 치른 9경기에서 4승5패, 4할4푼4리의 승률을 기록했다. 화요일 전승 기록은 이어가고 있지만 나머지 요일에서는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후반기 팀 평균자책점은 5.08, 팀 타율은 2할7푼1리다. 믿었던 선발이 무너진 경기에서 야수들도 동반 침묵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8일에도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담 증세로 조기 강판되자 경기는 클리닝 타임 이전에 끝났다. 니퍼트는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2회를 마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회 집중 4안타와 수비 실책이 겹치여 4실점했고, 2회는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몸 상태가 나빠 더는 공을 던질 수 없었다. 이 때 팀은 0-4로 뒤지고 있었다. 경기는 1대12로 끝났다. 두산은 27일에도 10승 도전에 나선 유희관이 3이닝 7실점하면서 더는 추격하지 못했다. 양 팀 최종 스코어는 4대9였다.

전반기만 해도 두산은 이런 경기를 몇 차례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야수들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면서 역전승을 거뒀고, 그 때마다 팀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하지만 체력적이 점차 고갈되는 후반기, 4~6월 같은 맛은 없다. 최근 9경기에서 에반스(0.344) 김재호(0.333)가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오재일(0.156) 민병헌(0.152)이 부진하다.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도 비중이 큰 양의지는 상대 투수가 던진 공에 머리를 맞아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코칭스태프는 고민이 많다. 전반기 막판부터 야수진 페이스가 떨어진 게 눈에 보였고, 우려대로 좀처럼 살아날 분위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붙박이 3번 민병헌이 1번으로, 박건우가 3번으로 나섰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는 없다. 전체적으로 타선의 힘이 떨어져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지 못한다.

그럼에도 수장은 선수를 믿는다. 머지않아 제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믿음은 유효하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올스타전 직후 구단과 재계약에 합의하며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남은 시즌도 잘 꾸려나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코치들, 선수들이 날 우승 감독으로 만들어줬다. 이번에 재계약을 할 수 있던 것도 코칭스태프, 선수들 덕분"이라고 했다.

김 감독은 이 때 몇몇 선수의 악바리 같은 근성, 발전 과정, 팀 내 가치를 취재진에게 들려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코칭스태프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이 코치들, 이 선수들 아니었다면 절대 우승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후반기, 잠시 주춤하고 있는 팀이지만 곧 전반기 때의 안정된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 믿는다. 그는 "페넌트레이스는 선수가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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