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무서운 롯데, 실력인가 심리때문인가

기사입력 2016-08-10 11:31


롯데 자이언츠가 올시즌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1승9패의 열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일 부산 경기서 NC에 패한 뒤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는 롯데 선수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9일 현재 천적 관계가 가장 뚜렷한 팀은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다.

롯데가 이날 NC에 0대13으로 완패를 당하면서 올시즌 상대 전적 1승9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지난 4월 17일 창원에서 8대5로 승리한 이후 NC전 8연패다. 롯데가 이날 현재 승률 5할에서 '-6'경기인데, NC전을 빼면 '+2'가 된다. 즉 NC를 상대로 5할 안팎의 성적만 냈어도 시즌 승률 5할을 유지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롯데는 시즌 내내 선두를 지키고 있는 두산 베어스에는 7승5패로 앞서 있다.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는 6연패를 당하다 4승8패로 추격 흐름으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9승3패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독 NC에만 약세를 드러내고 있으니, 롯데로서도 참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NC가 1군에 올랐을 때만 해도 롯데는 상대 전적에서 8승6패2무로 앞섰다. 그러나 2014년 7승9패로 열세를 보이더니 지난 시즌에는 5승11패로 압도당했다. 올시즌에는 그 차이가 더 심해졌다. 조원우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NC를 상대로 연패를 끊어보고 싶다"며 필승 의욕을 내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전력 차이 때문일까. 아니면 심리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일까. 두 가지가 모두 작용한 때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NC는 실제 1군 승격후 매년 업그레이드된 전력으로 순위를 높여왔다. 페넌트레이스 승률만 따지면 첫 해 4할1푼9리로 7위, 2014년 5할5푼1리로 3위, 지난해에는 5할9푼6리로 2위(포스트시즌 3위)를 기록했다. 반면 롯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페넌트레이스 순위가 5위→7위→8위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로 투타에 걸쳐 NC에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롯데는 올해 NC를 상대로 팀타율 2할2푼8리, 팀평균자책점 8.27을 기록했다. NC를 상대로 올린 두 기록 모두 9개팀중 최하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롯데 선수들은 NC전을 거듭할수록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그마한 실수들이 속출하고 투수들도 제구를 잡는데 애를 먹고 있다. 롯데의 한 관계자는 "NC만 만나면 정신을 못차리고 무서워하는 거 같다. 실력이 안되는 거는 두 번째 문제고, 선수들이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때 그렇지 못한다는게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롯데와 NC같은 천적 관계는 늘 나타나기 마련이다. 지난해 NC는 넥센 히어로즈에 3승13패로 열세였고, 2014년에는 두산, 롯데, KIA가 넥센에 4승12패로 압도당했다. 특정팀에 약한 모습을 보이면 원하는 성적을 내기 힘들다.

결국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일단 연패를 끊고 자신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롯데는 NC를 상대로 남은 시즌 6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지금과 같은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포스트시즌 목표를 이루기 힘들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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