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끝이 없었어요. 그걸 되찾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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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막판 힘겨운 중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한화는 복귀한 송은범에게 기대를 걸었다. 무엇보다 송은범이 이전까지 kt를 상대로 좋은 성적(1승1패, 평균자책점 2.03)을 거두고 있었기에 기대감이 더 컸었다. 그러나 송은범은 30일만에 선발 복귀전에서 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날 송은범의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9㎞까지 나왔다. 평균구속은 145.5㎞로 측정됐는데, 이는 지난 5월26일 넥센전(145.6㎞)에 이은 올해 두 번째로 빠른 평균구속이었다. 구속만 보면 어깨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했을 전성기에 버금가는 구위를 되찾은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달랐다. 송은범은 자신의 이날 투구에 대해 "구속만 빨랐을 뿐, 볼끝은 전혀 없었다"고 냉정히 평가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솔직하게 인정한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왔을까. 송은범은 '지나친 긴장과 의욕'을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는 "오랜만에 너무 잘 던지려다보니 힘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공은 빨랐을지 몰라도 뒤에 볼끝이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 후에 정민태 코치님에게도 물어보니 '(투구 동작)앞쪽이 너무 급하게 나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나 역시 크게 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이 빨리, 급하게 나온다"는 말은 프로야구 현장에서 쓰는 표현이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끝까지 팔스윙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걸 의미한다. 불필요한 힘이 많이 들어가면 그런 현상이 나오는데, 그러면 마지막 순간 공에 회전을 강하게 주기 어렵다. "공을 밀어던진다"는 표현과 유사한 상황이다. 송은범은 "너무 세게 던지려다가 그런 일이 벌어졌다. 심수창 선배는 구속이 빠르지 않아도 볼끝이 살아있어서 타구이 멀리 뻗지 못하는데, 나는 그 반대 경우다. 심수창 선배처럼 던져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아쉬워만 하고 있을 순 없다. 이제 송은범과 한화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문제점을 빨리 수정해야 한다. 송은범은 "이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 정 코치님과 많은 상의를 하고 연습을 할 생각이다. 다음 등판 때는 이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송은범의 진지한 반성이 획기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