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지원 5.59점, 니퍼트 '20승' 야수들이 책임진다

기사입력 2016-08-27 02:05


2016 프로야구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투수 니퍼트가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8.26.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20승에 도전하는 유일한 투수다. 잔여 경기를 고려할 때 나머지 투수들은 성공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

니퍼트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에 성공하며 11대4 승리를 이끌었다. 110개의 공을 던지며 안타수가 9개로 다소 많았지만 고비 때마다 위기 관리 능력을 뽐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이로써 그는 전구단 상대 승리와 함께 17승에 성공했다. 20승을 향한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도 돌입했다. 앞으로 두산이 치러야 하는 경기는 28게임. 니퍼트는 산술적으로 5~6경기에 더 등판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상만 없다면 무난하게 20승을 넘어설 것이다"고 전망하고 있다.

니퍼트가 20승 고지에 오른다면 두산은 2007년 다니엘 리오스(22승 5패) 이후 첫 20승 투수를 배출하게 된다. 리그 전체로 범위를 확장하면 2014년 앤디 밴헤켄(넥센 히어로즈) 이후 2년 만이다. 여기에 니퍼트는 올 시즌 다승뿐 아니라 평균자책점(3.11) 승률(0.850) 타이틀까지 노리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도저히 칠 수 없는 공을 던진다'고 평가받은 투수가 더 막강한 구위를 앞세워 더 강해졌다.

그런데 올 시즌 니퍼트의 20승이 유력한 이유는 단순히 구위 때문은 아니다. 매 경기 든든한 조력자가 뒤를 받치고 있어 QS만 해도 승수를 추가할 공산이 아주 크다 . 바로 야수들이다. 그는 규정이닝을 채운 모든 투수를 통틀어 가장 많은 득점 지원(선발이 던진 이닝까지의 득점)을 받고 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5점이 넘는, 5.59점이나 된다. 이 부문 공동 2위는 4.92점씩의 유희관과 헨리 소사(LG)다.

이날 경기가 대표적이다. 두산 타자들은 롯데 선발 박세웅을 맞아 1회에만 8점을 뽑았다. 니퍼트가 1회 1사 1,2루 위기를 실점없이 틀어막자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타자 일순하며 경기를 끝내버렸다.

지난 4월 14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17대2)에서도 그랬다. 야수들은 상대 마운드를 초토화시키며 1회 5점, 2회 3점, 3회 5점, 4회 1점, 5회 2점을 뽑았다. 참다 못한 한화 김성근 한화 이 극심한 어지러움을 호소, 경기 중 을지대 병원으로 향한 그 날이다.

또 두산 타자들은 6월21일 잠실 kt 위즈전(12대1)에서 5회까지 11득점했다. 6월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12대3)에서는 니퍼트가 마운드를 지킨 6이닝 동안 9점을 뽑았다. 이처럼 두산은 니퍼트가 등판한 날이면 유독 크게 이긴다. 그가 선발 등판한 22경기에서 10점 이상을 뽑은 경기는 무려 8경기, 10안타 이상을 때린 경기는 총 13경기다.


그 이유를 선수들에게 물으니 돌아온 대답은 간단 명료하다. "에이스가 출동한 날 무조건 이겨야 하고, 그럴수록 더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니퍼트를 등판하고도 1패 이상의 충격을 느끼기 때문에 "무조건 잡고 간다는 의식이 뚜렷하다"고 선수들은 입을 모았다. 그리고 이런 동료들이 니퍼트는 늘 고맙다. 그는 17승을 따낸 뒤 "공격에서 타자들이 일찍 점수를 내주니 어깨가 가벼워졌다. 덕분에 밸런스도 좋아졌고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팀원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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