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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히 말해 실패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너무 낮았다. 계약 당시 마이너리그 옵션도 요구하지 않아 시즌을 트리플A에서 마감했다. 하지만 시련과 실패를 거듭할수록 성공한다고 했다. 박병호(30·미네소타 트윈스)도 "아쉽지만 값진 경험을 쌓았다. 내년 시즌 더 강해지겠다. 변화를 줘야한다고 느꼈다"며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박병호는 "내 생각보다 상대가 훨씬 강했다.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다. 기본적으로 평균 스피드가 빨랐다. 볼의 움직임도 달랐다. 또 처음 상대하는 투수에게 적응을 못했다"면서 "타격폼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좀 더 간결하게 해야 힘 있는 투수들을 상대할 수 있다. 몸으로 느꼈던 부분을 바탕으로 많이 바꿔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실패가 준 '확신'이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 전 테이크백을 간결하게 하는 나름의 변화를 줬지만, '불필요한 동작을 더 줄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빅리그 투수들은 직구 평균 시속이 148~149㎞다. 기본적으로 150㎞가 넘는 강속구 투수가 수두룩하다. 이런 공을 때리기 위해선 박병호도 KBO리그 시절과는 다른 대처가 필요하다. 빨리 '시동'을 걸거나, 간결한 폼으로 즉각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파워다. '뒷스윙은 작게, 앞스윙을 크게'가 정석이라고 하지만, 장타가 뚝 떨어질 위험성이 있다. 맞히는데만 급급한 나머지 타구에 힘이 실리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도 박병호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그는 "(시즌 전부터)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고, 힘대힘으로 붙었을 때 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했다. 아울러 "시즌 초반 홈런이 나왔을 때 조금 더 편하게 생각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어쨌든 12개의 홈런은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생각했던 것보다 초반에 나왔다. 그런 쪽으로 좀더 자신 있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박병호가 밝힌 이 두 가지 '확신'은 내년 시즌 그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까. 시간은 많다. 그는 옵션을 제외하고 4년간 1200만 달러를 받는 계약을 했다.
인천공항=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