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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LG 선발이라면 두산도 두렵지 않을거다."
이날 소사는 157㎞에 이르는 강속구와 140㎞대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자신이 던질 수 있는 모든 구종을 잘 갖춰진 제구력으로 구사했다. 던지는 공마다 자신감이 넘쳐다. 특히 1회말 1사 만루서 김민성을 141㎞짜리 슬라이더로 병살타로 처리할 때, 4회말 1사 만루서 박동원을 155㎞짜리 직구로 파울플라이로 막아낼 때, 자신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허프와 류제국에 밀려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한 아쉬움을 풀고도 남을만한 피칭이었다.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보여준 허프와 류제국의 선발 투구 역시 일품이었다. 허프는 지난 10일 잠실에서 열린 KIA와의 1차전에서 7이닝 4안타 4실점(2자책점)의 역투를 펼치며 선발 야구의 정수를 과시했다. 동료 수비수들에 대한 배려도 칭찬받을 만했다. 유격수 오지환이 다음날 2차전서 살아날 수 있었던 것도 허프가 따뜻하게 내민 손길, 한마디 때문이라는게 LG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LG는 앞으로도 허프, 류제국, 소사로 이어지는 붙박이 선발 3명을 바탕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선발 야구를 앞세우는 팀을 당해내기는 힘들다. 아무리 훌륭한 불펜진을 거느리고 있다 해도 선발 싸움에서 밀리면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 투수 출신인 LG 양상문 감독은 마운드에 운영에 관해 확실한 지론을 가지고 있다. 선발진을 바로 세우지 않고서는 성적을 거두기 어렵고, 가장 잘 던지는 투수가 가장 먼저 나가야 우승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에 가깝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