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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장난이었을까.
무사 1,2루니 희생번트로 주자를 2,3루에 갖다 놓는 게 정석. 하지만 다음 타자는 4번 테임즈였다. 하위타선이나 테이블세터 타석이라면 당연히 희생번트 사인이 나고, 상대 수비 작전에 따라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를 할 수도 있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서 이호준도 희생번트를 댔지만 테임즈에게만은 사인을 내기 힘들었다. 지난해 KBO리그 사상 첫 40(홈런)-40(도루)을 달성한 테임즈는 올시즌에도 40홈런으로 홈런 공동 1위에 오른 간판 타자가 아닌가.
테임즈가 1회말 2사 2루 기회에서 삼진을 당했다고 해도, 희생번트는 본인이 스스로 대야하는 것이지 벤치에서 사인을 낼 수는 없었다. 비록 2차전까지 안타가 1개에 불과했지만, 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중심타선이 천금같은 기회를 놓친 탓일까. 호투하던 최금강은 갑자기 흔들렸다. 최금강은 5회초 선두타자인 김재환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다.
4회말같은 상황이 다시 찾아와도 아마 희생번트 사인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희생번트를 댔다면?'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대지는 않아도 번트를 준비하는 듯한 자세만 보였더라도 두산 수비진이 당황하고 보우덴의 피칭에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이 경기가 정규리그 144경기 중 하나가 아닌 2연패 중인 한국시리즈 3차전이었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는 가정을 해봤다.
창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