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우완선발 고민? 좌완선발로 밀고 나간다

기사입력 2016-11-10 14:42


2017 WBC 기술위원회가 10일 오전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열렸다. 회의 후 김인식 감독이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는 대표팀 김인식 감독을 비롯해 선동열, 이순철, 송진우 코치가 참석해 엔트리 28명 선발 등에 대해 논의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11.10.

'김인식호'가 우완 선발 부족에 대해 정면돌파를 선언했다. 두터운 좌완 선발진과 불펜 자원 가지고 목표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다.

KBO는 10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28명을 확정 발표했다. 투수 13명 가운데 우완 투수는 7명. 선발 요원은 우규민과 이대은이다. 그러나 두 선수를 선발로 쓸 지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게 대표팀의 현실이다.

WBC 대표팀 김인식 감독은 "우완 선발 후보로 류제국 같은 선수가 있었는데, 그러면 불펜에서 한 명이 빠져야 된다. 어느 쪽이 더 득이냐의 문제인데 불펜을 강화하는게 낫다고 판단했다"며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이어 김 감독은 "우규민과 이대은이 우완 선발이지만, 대회를 하다보면 좌완 선발이 더 많이 나간다. 즉 오른손 선발이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좌완 선발로는 김광현 양현종 차우찬 장원진 등 자원이 차고도 넘친다. 한국은 내년 3월 서울 고척돔에서 열리는 1라운드서 대만, 이스라엘, 네덜란드와 A조에 속해 3경기를 치른다.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라운드, 미국서 열리는 최종 라운드까지 감안하더라도 좌완 선발 위주의 로테이션으로 대회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우완 선발에 대한 고민을 하느니 강력한 좌완 선발를 내세우고, 우완 선발이 나갈 경우에는 불펜진을 조기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짓겠다는 계산이다. 즉 우완 선발을 내보냈는데 내용이 좋지 않을 경우 조기에 불펜진을 투입하면 된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WBC는 공 개수를 중요시한다. 예년에 비춰보면 1라운드 첫 등판에서 제한 투구수는 65개다. 볼을 많이 던지고 안타를 많이 맞으면 65개는 3회 안에 끝날 수 있다. 선발투수가 잘 던지면 몰라도 그렇지 않을 경우 일찍 불펜을 가동해야 한다. 그래서 불펜을 더 뽑았다"고 설명했다.

물론 1라운드 3경기의 선발투수는 대회에 임박해 정해진다. 1라운드서 한국과 같은 A조에 속한 다른 3팀은 메이저리그 출신을 비롯해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린다는 소식이다. 한국에 만만한 팀은 하나도 없다. 결국 강력한 좌완 선발을 모두 내보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굳이 우완 선발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김 감독은 "좌완으로 양현종 장원준 김광현이 나가서 했을 경우 오른손 선발은 중요치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표팀의 우완 선발 고민은 이번 뿐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프리미어리그 12 대표팀 선발 때도 우완 선발투수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당시 김 감독은 우완 선발로 우규민과 이대은 이태양을 뽑았다. 한국은 미국과의 결승전까지 총 8경기 가운데 3경기를 우완 선발에게 맡겼다. 지바 롯데 소속이던 이대은이 B조 예선 베네수엘라전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선발로 나갔고, 이태양이 멕시코와의 예선전에 등판했다. 그러나 당시 이대은은 지바 롯데의 핵심 선발로 활약했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대은은 올해 제대로 던지지 못한 탓에 몸상태도 확신할 수 없다. 김 감독은 "오른손 선발 투수가 확실히 없으니 불펜진을 두텁게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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