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추락' 강정호, 음주 사고가 더 실망스런 이유

기사입력 2016-12-04 10:20


강정호. 스포츠조선DB

징계보다 더 무서운 이미지 추락. 강정호(29·피츠버그)가 앞으로 감당해야 할 몫이다.

강정호는 지난 2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 운전 및 사고 도주)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정호는 2일 오전 술을 마시고 차량을 운전해서 삼성 사거리 가드레일을 들이 받는 사고를 냈고, 이후 자신의 숙소였던 호텔로 들어갔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찾아오자 처음에는 동승자 지인 A씨가 자신이 운전했다고 진술해 경찰서에 임의동행 됐지만, 경찰이 블랙박스를 확인한 결과 운전자가 강정호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강정호는 출석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경찰은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084%라고 밝혔다. 면허 정지에 해당한다.

충격적인 사고 소식에 깜짝 놀란 것은 국내팬들 뿐만이 아니다. 강정호의 상세한 사고 내용은 미국 현지 기자들의 SNS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삽시간에 퍼졌다.

한국 언론을 통해 공개된 사고 당시 강정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과 사고 장면이 담긴 삼성 사거리 CCTV 영상도 일파만파 충격을 안겼다. 메이저리그가 KBO리그에 비해 선수의 사생활에 관대하다고 하지만, 불법은 또다른 문제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았고, 추돌 사고를 낸 이후 운전자 바꾸기를 시도하는 등 내용이 매우 좋지 않았다. 강정호를 응원했던 현지팬들도 SNS를 통해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구단도 발 빠르게 공식 입장을 밝혔다. 프랭크 쿠넬리 사장은 현지 시간으로 밤 늦게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번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서 강정호가 내린 판단으로 그에게 대단히 실망했다"는 강한 표현을 썼다.

이번 사건으로 누구보다 타격을 입은 것은 강정호 자신이다. 지난 7월 성 추문에 휩싸였던 일이 있었다. 성폭행 피해를 주장했던 신고자인 여성이 시카고 경찰 측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강정호의 무고 쪽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였다.

그러나 구설수에 오른지 몇 개월 만에 음주 사고가 터지면서, 강정호가 훨씬 더 불리해졌다. 미국 현지 언론도 계속되는 사생활 논란에 의문점을 제기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가 없고, 그동안의 사례를 봤을 때 강정호의 구단 징계는 아주 무겁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추락한 이미지는 앞으로 강정호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유격수로 강정호를 응원했던 국내팬들도,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온 그를 반겼던 피츠버그팬들도 이번 사고와 관련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정호는 사고 당일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여론은 차가웠다. 승승장구했던 '스타 플레이어' 강정호 야구 인생 가장 큰 고비인 것은 분명해보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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