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징계 대비하는 피츠버그, 3루수 요원 확보

기사입력 2016-12-11 10:20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강정호가 지난 6일 음주운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삼성동 강남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강정호를 과연 어떻게 처리할까.

강정호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음주운전으로 입건되면서 한국 뿐만 아니라 미국 사회에서도 논란거리가 됐다. 한국에서는 넥센 히어로즈 시절인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해당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 '음주운전 삼진' 규정에 따라 면허 취소, 재취득 금지기간 2년의 형과 함께 형사적 처벌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이저리그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피츠버그 닐 헌팅턴 단장은 강정호의 음주운전 소식을 접한 직후 극도의 실망감을 드러냈다. 피츠버그가 구단 차원의 자체 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높다. 또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도 불가피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공동 치료 프로그램 이수(치료소 입소)와 출전 정지, 벌금 모두 논의될 전망이다. NBC는 최근 '강정호가 벌금이나 출전 정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KBO가 징계에 나서기는 다소 애매하다. KBO는 해외원정 도박으로 입건된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복귀시 72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지만, 당시 그는 소속 팀이 정해지지 않아 KBO리그 복귀도 가능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강정호는 피츠버그와 2018년까지 계약이 돼 있는 메이저리그 소속 신분이다. 해외 리그 소속 선수를 KBO리그 규정을 적용해 징계를 내릴 수 있는지 그 실효성을 KBO는 계속 검토하겠다고 했다. KBO는 또한 강정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엔트리 제외도 고려할 예정이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피츠버그 구단도 잘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강정호가 내년 시즌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을 것에 대비한 전력 조정을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올해 주전 1루수로 출전했던 존 제이소가 내년에는 3루수와 외야수로 변신할 것이란 소식이 나오고 있다. 제이소는 올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8리, 102안타, 8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1루수로는 108경기에 나섰고, 수비율은 0.994였다.

제이소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에서 3루와 외야에서 뛰는 것이 어떻겠냐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그렇게 되면 1주일에 3번 이상 수비 연습을 하게 될 것이다. 출전 시간을 늘리는 게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팀의 요청을 받아들여 새 포지션인 3루 수비 훈련에 열중하겠다는 의미다. 제이소는 외야수 경험은 더러 있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의 공백에 대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제이소는 "3루수 글러브를 주문했는데 기다리고 있다. 글러브가 오면 곧바로 연습을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츠버그는 내년 주전 1루수에 24세의 유망주 조시 벨을 기용할 계획이다. 벨은 올시즌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45경기에서 타율 2할7푼3리, 3홈런, 19타점을 마크했다.

제이소 뿐만 아니라 1루수와 3루수가 모두 가능한 데이빗 프리즈도 강정호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선수다. 프리즈는 특히 강정호의 음주운전과 관련해 조언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강정호가 나를 필요로 한다면 도와줄 것이다. 나도 음주운전을 한 적이 있다. 그건 심각한 행위다. 도로에서는 다른 사람도 나만큼 소중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강정호는 올시즌 3루수로 92경기, 유격수로 60경기(한 경기서 포지션 변경 포함)를 뛰었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인 지난해에는 77경기에서 3루수로 활약했다. 피츠버그의 주전 3루수나 다름없었다. 강정호에 대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 수위에 따라 피츠버그의 대응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