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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가 아닌 KBO리그의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양현종을 머릿속에 그려볼 수 있을까. 김기태 감독이나 타이거즈팬들에게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악몽'이다. 그런데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현실이 될 때가 있다. 해외진출 뜻을 접고 국내 잔류를 결정한 양현종과 타이거즈 구단이 계약 조건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구단에선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인데, 양측의 간극이 워낙 커 합의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타이거즈 구단은 양현종이 해외로 나갈 것으로 판단했다. 구단 관계자는 FA 신청 시기를 전후해 잔류를 권유했는데, 양현종이 해외진출 뜻을 밝히며 결정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물론, 이 시기에 계약 조건에 따른 금액, 명시적인 액수가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계약 수준에 대한 언급이 있었을 것이다. 양쪽은 자신들이 보고싶은 것만 바라봤다. 양현종측은 구단이 소극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구단은 양현종이 해외진출 의지가 강하다고 판단했다. 분명한 것은, 이 시기에 구단이 조금 더 적극성을 보였다면, 지금처럼 일이 번거롭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양쪽이 원하는 합당한 대우, 합리적인 금액 차가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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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해보였던 KIA 잔류에 이상이 감지되면서, 다른 구단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10승 이상이 보장되는 에이스 양현종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아무리 구단에 남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고 해도, 결국 프로는 구단의 의지가 투영된 대우, 돈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양현종도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KIA 잔류를 선언했던 양현종은 과연 다른 카드를 집어들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