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의 민경삼도 하락세 팀 성적에 자유롭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6-12-26 16:48


스포츠조선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

KBO리그의 대표적인 선수 출신 GM 민경삼 SK 와이번스 단장(53)이 사임했다.

그의 사퇴 의지는 강력했다고 한다. 민경삼 단장은 2016시즌을 마친 후 김용희 전 감독과 동반으로 물러나갔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당시 팀을 바로 떠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산적한 일들이 많았다.

김용희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상황에서 후임 사령탑을 뽑아야 했다. 또 FA 김광현 및 외국인 선수 계약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

민 단장은 SK 첫 외국인 사령탑 트레이 힐만 감독을 영입했다. 또 김광현과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또 우완 메릴 켈리와 재계약했고, 새로 선발 스캇 다이아몬드, 야수 대니 워스를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계약도 모두 마무리했다. 2017시즌 밑그림이 대충 완성된 상황이다.

민경삼 단장은 26일 다시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고, SK 구단은 최종적으로 수리했다.

그는 KBO리그에서 성공한 선수 출신 단장으로 통했다. 신일고-고려대를 졸업한 민 단장은 프로야구 MBC 청룡(1986~1989년), LG 트윈스(1990~1992년)에서 선수로 뛰었고 LG 프런트, 코치를 거쳐 2001년 1월 SK 와이번스에 입사했다. 이후 운영팀장-경영지원팀장-운영본부장을 거치면서 초창기 SK 와이번스의 토대를 만들었다. 2010년 1월 단장으로 부임한 이래 7년간 재임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1번와 준우승 2번을 달성했다. SK 구단 주변에선 민 단장의 파워가 정말 대단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나 민 단장은 늘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SK는 올해 정규시즌 6위에 머물러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5시즌엔 5위에 턱걸이했지만 넥센과의 와일드카드결정전에서 져 '가을야구'를 빨리 마쳤다. 야심차게 김용희 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며 '시스템 야구'를 내걸었지만 팀 성적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SK는 2012시즌 준우승 이후 팀 성적이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는 셈이다.


민 단장이 SK 구단을 2000년대 후반 단기간에 정상권으로 끌어올리는 데 기여한 공로는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는 2010년대 들어 하락세의 팀 성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민 단장의 후임 인사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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