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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의 WBC 다이어리] 김동수 코치, 지척 LG 제자들과 생이별 사연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7-02-14 17:42 | 최종수정 2017-02-14 17:57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이 14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 구장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김동수 배터리코치가 훈련을 마친 양의지, 김태군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키나와=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2.14/

"바로 지척에서 훈련을 한다는데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죠."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그야말로 연합군입니다. '국민감독' 김인식 감독을 필두로, 야구계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전현직 감독-코치들이 국가를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선동열 투수코치의 대표팀 코치 이전 공식 직함은 한국야구위원회(KBO) 기술위원입니다.. 이순철 타격코치는 SBS 방송 해설위원이죠. 또 김광수 3루베이스코치(한화 이글스) 김동수 배터리코치(LG 트윈스) 김평호 1루베이스코치(NC 다이노스)는 각자의 소속팀을 뒤로 하고 대표팀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김동수 배터리코치의 사연이 특별합니다. 김 코치는 LG 트윈스 2군 감독입니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책임져야하는 입장이죠. 그 LG 선수들이 15일 일본 오키나와에 들어옵니다. 올해부터 1군 선수단이 오키나와가 아닌 미국에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리며, LG가 써오던 이시카와 구장이 비어있게 됐고 이 구장을 2군 선수단이 사용하게 된 것이죠.

제자들을 지척에 두고 생이별을 해야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대표팀 훈련이 펼쳐지는 구시카와 구장과 이시카과 구장은 차로 20분 거리입니다. 대표팀도 중요하지만, 바로 옆에서 훈련을 할 제자들 걱정이 되지 않는다면 그게 거짓말일 것입니다.

그래도 김 코치는 단호했습니다. 김 코치는 "내일 선수들이 들어올텐데, 신경이 쓰이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대표팀 소속 코치입니다. 제 맡은 역할에 집중하는 게 당연합니다. 대표팀 훈련장에 있는 순간은 다른 생각하지 않고 포수들 지도에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2군 코칭스태프도 감독 없이 훈련 지휘를 하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겁니다. 모두 믿고 맡기고 왔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김 코치는 강민호(롯데 자이언츠)의 부상으로 약해진 대표팀 포수 전력에 대해서도 긍정의 힘으로 이겨나가겠다고 했습니다. 김 코치는 "(양)의지, (김)태군이 모두 훌륭한 선수들입니다. 제가 따로 가르칠 게 없는 선수들이죠. 제 역할은 이 선수들이 항상 즐겁게 훈련하도록 서포트하는 일입니다. 잘 할 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LG 선수들을 가까이 두고 아예 남처럼 지낼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휴식을 반납하기로 했습니다. 대표팀은 15일까지 훈련을 하고 16일 첫 휴식을 갖습니다. 김 코치는 그 때 이시카와 구장을 찾을 생각입니다. 쉬는 날 소속팀 제자들과 코칭스태프를 보러 간다고 손가락질 할 사람은 없겠죠. 김 코치는 "젊은 선수 위주로 지켜볼만한 선수가 여럿 있습니다. 저도 어떻게 할 지 기대가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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