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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입니다."
이대호는 첫 라이브 배팅을 위해 송진우 투수코치가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지자 먼저 "수고 많으십니다. 코치님"이라고 쩌렁쩌렁하게 외쳤다. 수비 훈련에서 김재호(두산 베어스) 김하성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등 내야수들의 송구를 1루에서 받고는 연신 "나이스 볼"을 외친다. 배팅케이지 뒤에서도 후배 타자들이 좋은 타구를 날릴 때마다 격려의 메시지가 날아든다.
물론 독설도 날아든다. 후배들 뿐 아니다. 코치들도 피해갈 수 없다. 이대호는 김광수 3루베이스 코치가 내야 펑고를 너무 어렵게 치자 "좀 잡을 수 있게 쳐주십쇼 코치님"이라고 외쳤다. 최대 타깃은 최형우다. 최형우가 외야 땅볼 타구를 흘리자 "국가대표 망신"이라고 놀린다. 최형우의 일거수 일투족은 이대호의 음성으로 생중계 된다. 포수 김태군(NC 다이노스)이 파이팅을 내자고 고래고래 소리를 치자 "도대체 뭐라고 하노"라고 받아쳐 웃음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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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선수마다 스타일이 다 있는데, 이대호는 이렇게 격없이 주고받는 말들로 훈련장 분위기를 좋게 끌어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갖고있다"며 그와의 실랑이(?)가 싫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훈련 초반에는 서로 어색하기도 하고, 주도적으로 분위기를 이끄는 선수가 없어 조금 차분한 분위기가 연출됐었다.
하여튼, 이대호 합류 후 확실히 더 파이팅 넘치는 훈련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