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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이지만, 사실상 KBO리그 10개팀의 시즌 개막이다.
정상적인 팀이라면 1~3선발까지는 확실하게 정해져 있어야 한다. 그들이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했든, 조금 아팠든 팔이 부러졌을 정도의 중상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 선발 로테이션은 확립돼 있다.
때문에 각 팀들은 시범경기에서 나머지 4~5선발 옥석 가리기에 집중한다. 4선발까지 정해진 팀이라면 5선발 자리를 놓고 2~3명의 후보들에게 돌아가며 기회를 준다. 선수들의 활약도에 따라 개막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결정된다. KIA 타이거즈는 김윤동과 홍건희가 한 자리를 놓고 다툰다. LG 트윈스는 임찬규, 김대현이 유력한 5선발 후보다.
▶새 외국인 선수들의 첫 적응 무대
올시즌을 앞두고 각 팀들을 설레게 하는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특히, 올해는 몸값 100만달러를 훌쩍 넘는 거물급 선수들도 많아 벌써부터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범경기 적응도를 통해 이들의 정규시즌 활약을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원투펀치' 역할을 할 알렉시 오간도-카를로스 비야누에바, NC 다이노스 제프 맨십, 넥센 히어로즈 션 오설리반, 삼성 라이온즈 앤서니 레나도가 100만달러 이상의 몸값을 자랑하는 투수들이다. 타자쪽에서도 NC 재비어 스크럭스, 삼성 다린 러프가 100만달러 넘는 돈을 받아 거물급에 속한다.
반대로 '저가형 외국인 선수'도 있다. 연봉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그라운드에서 증명하겠다는 선수들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 파커 마켈과 내야수 앤디 번즈를 영입했다. 삼성 역시 나머지 두 선수와는 레벨이 다른 투수 재크 패트릭을 데려왔다. SK 와이번스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 내야수 대니 워스도 비싸지 않은 외인들이다. 하지만 몸값이 비싸다고 무조건 활약한다는 보장이 없다. 벌써부터 삼성 패트릭이 매우 좋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그의 몸값은 겨우 45만달러다.
▶하위팀들 반란 가능성 보여줄까
지난해 프로야구 정규시즌 5강은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넥센 히어로즈-LG 트윈스-KIA 타이거즈였다. 시즌 전부터 이 5개팀이 올해도 상위권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전히 강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LG와 KIA는 거물 FA(자유계약선수) 차우찬과 최형우를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측한대로만 흘러간다면 야구가 재미없어진다. 이변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하위팀들이 시범경기에서 상위팀들을 상대로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다.
돌풍을 일으킬 후보는 여럿 있다. 먼저, 한화 이글스. 위에 언급한대로 에이스급 선발 외국인 투수 2명을 잡았고 거포 윌린 로사리오와 재계약했다. 또, 정근우 이용규 안영명 등이 올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김성근 감독도 계약 마지막 해다.
kt 위즈도 미국 애리조나-LA 전지훈련 실전에서 8승1무4패의 좋은 성적을 거두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2년 연속 꼴찌를 차지한 막내가 올해 선배팀들을 긴장시킨다면 리그의 재미는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SK 와이번스는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의 야구가 얼마나 빨리 자리잡았는 지를 체크해야 한다. 롯데는 이대호 영입 효과를 시범경기부터 볼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삼성 역시 외국인 선수들만 제 몫을 해준다면 분명한 5강 후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