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차라운드 네덜란드-한국전이 열렸다. 당시 일본에서는 일본과 쿠바의 경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전을 보면서 일본 경기를 체크하고 있던 일본 방송국 한 PD는 이런 말을 했다. "일본의 젊은 선수들이 과감한 파이팅을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다."
네덜란드전에 패한 다음날 만난 김하성은 첫 WBC 출전 소감을 밝혔다. "네덜란드 선수들을 보면 즐기기 위해 장난도 치면서 야구를 하고 있었다. WBC는 야구의 축제니까 즐기면서 좋은 플레이를 해야한다."
또 김하성에게 마인드 뿐만 아니라 유격수로서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김 코치는 "김하성이 타팀 선수라서 여러 조언을 주는 입장은 아니다"면서 "네덜란드 유격수 안드렐톤 시몬스(29)의 수준 높은 수비를 보고 뭔가 느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코치는 시몬스의 장점에 대해 "핸들링의 유연성과 타구에 맞는 조절 테크닉, 또 다음 플레이에 향한 뛰어난 예지 능력이 있다"고 했다. 유격수는 투수, 포수와 함께 센터라인을 잇는 중요한 수비 포지션이다. 메이저리그 유격수의 플레이를 직접 본 게 김하성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 김하성에게 거는 기대가 있다. 젊은 세대의 거포 부재에 따른 것이다. 고교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 대신 나무 배트를 사용하게 된 2004년 이후 프로에서 20대 초반에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김하성 밖에 없다. 2020년 도쿄올림픽과 2021년 WBC 땐 김하성을 중심에 두고 타선을 구성해야 한다.
전환기에 들어선 한국대표팀. 이번 결과에 대한 한국내 시선은 아주 차갑다. 두산 오재원(32)은 이 부분에 대해 "처음으로 대표로 뽑힌 선수들에게 부담을 줘 미안하다"고 했다. 반면 김하성은 "승부는 당연히 중요하지만 책임감은 더 큰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즐겨야 한다"며 젊은 선수다운 낙관적인 생각을 보여줬다.
한국대표팀이 향후 정신력만 강조할 게 아니라 김하성의 '낙관적인 마인드'를 참조해야하지 않을까.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