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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에 내가 불러도 안올 수 있는데…. 이제 워낙 거물급 선수라 하하."
이번 대결은 스승과 제자의 대결로 압축된다. LG 양상문 감독과 롯데 간판 이대호의 사제 지간 싸움이다. 2000년대 중반 양 감독이 롯데를 이끌 때 이대호, 강민호, 장원준 등을 발굴해 리그 최고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해줬다. 그래서 세 사람은 양 감독을 평생 은인으로 생각한다. 이대호도 롯데 이후 긴 해외 생활을 하면서 늘 양 감독을 챙겼다.
이번에 한국에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양 감독에게 전화해 "감독님 괴롭혀드리러 왔다"고 선전포고 했다.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도 두 사람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양 감독이 "우리 투수들에게 이대호의 약점을 모두 알려주겠다"고 하자 이대호가 "언제적 약점인지도 모르겠고, 약점을 안다 해도 LG 투수들이 거기에 공을 던질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화끈하게 받아쳤다. 그리고 미디어데이 종료 후에는 서로 부둥켜 안고 퇴장한 두 사람이다. 미디어데이 흥행을 위해 잠시 긴장을 풀고 악역을 자처했던 양 감독과 이대호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