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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베테랑 이대수가 새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의 '한국 적응' 도우미를 자청하고 나섰다.
SK는 7일 새 외국인 타자로 로맥을 영입했다. 로맥은 마이너리그 14시즌 동안 211홈런을 친 타자다. 올 시즌 마이너리그 퍼시픽리그의 엘 파소 치와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트리플A)에선 25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4푼7리 11홈런 25타점을 기록했다. 4월의 마이너리그 선수에 뽑힐 정도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역시 관건은 새 리그에 적응하는 것. 베테랑 이대수가 적극적으로 로맥을 돕고 있다.
이날 경기 전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 이대수에게 특별히 부탁한 점이 있는 지 물었다. 그러나 힐만 감독은 "그렇지 않다. 혼자서 도와주고 있다"라면서 "이대수는 굉장히 좋은 팀 동료다. 분명 본인도 경기에 뛰고 싶겠지만, 준비하는 역할(백업 임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결코 이기적인 생각을 하지 않는 선수다. 훌륭한 동료다"라고 치켜세웠다.
훈련을 마친 이대수는 "사실 내가 크게 해주는 건 없다. 훈련에서 같은 조이기 문에, 펑고를 받고 훈련을 하면서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변 관계자들은 "로맥이 합류한 지 이제 이틀째이지만, 이대수가 먼저 말도 많이 걸고, 밥도 로맥과 같이 먹는다. 훈련을 할 때 잘 한다고 서로 파이팅을 해주고 있다"라고 했다. 이대수는 "외국인 선수를 도와주고자 하는 마음은 항상 있다. 하지만 로맥은 내야수이고, 같은 훈련조에 속하니 한결 빠르게 친해진 것 같다. 로맥은 성격이 밝아서 첫날부터 선수들에게 일일이 찾아가 인사도 하더라. 첫 인상이 참 좋았다. 반대로 내가 외국에 있다고 생각하고,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생각하며 행동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대수는 로맥을 대하는 태도 뿐만 아니라, 젊은 선수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는 "팀 일원으로, 고참 선수로 더그아웃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다.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의 기를 북돋아주고, 파이팅을 해주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대수는 "감독님께서 '매일 좋은 분위기'를 강조하신다. 팀이 잘 할 때보다도, 성적이 안 좋을 때 어떻게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최근 선수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 팀 분위기가 항상 좋으니, 긍정적인 시너지가 나고, 지고 있을 때도 질 것 같지 않은 기분이다"라고 덧붙였다.
힐만 감독이 훌륭한 팀 동료라고 칭찬했다고 하자, 이대수는 "선수들마다 성향이 다를 것이고, 야구를 잘 할 때와 못할 때가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잘 할 때 이기적이었던 적도 있었다. 야구가 잘 안 될 때 어려움도 겪어봤다. 팀을 위해서, 그리고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해주셨더니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이대수의 독려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새 리그에 적응해야 하는 로맥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 이 역시 SK의 좋은 분위기를 대변해주는 장면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