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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은 11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에 앞서 "우리도 이제부터 올라가야한다. 어떻게? 우리팀 4번타자(김태균) 오잖아"라며 웃었다. 김태균의 합류로 한화 이글스에 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선수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있다. 가장 큰 구멍이 채워진 한화. 반격을 선언한 한화가 환골탈태할 수 있을까.
11일 오전만 해도 한화 구단관계자는 "김태균이 10일 오후 비행기로 귀국했다. 허벅지 통증은 없다고 해도 훈련량이 부족한 상태다. 곧바로 실전투입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김태균은 롯데 셋업맨 장시환에게 파울 2개로 먼저 투스트라이크를 잡혔지만 끝내 볼넷을 얻어냈다. 한화는 2사만루 찬스에서 장민석이 역전 2타점 적시타를 뿜어내 2대1로 역전승했다. 김태균은 연속경기 출루신기록을 66경기로 경신했다.
경기후 김성근 감독은 "이대호를 묶은 것과 선발 알렉시 오간도의 호투, 장민석의 결승타가 좋았다. 김태균은 투스트라이크 이후 좋은 선구안으로 팀승리에 다리를 놓았다"고 했다. 사령탑으로선 김태균이 고마울 수 밖에 없다. 늘 책임감을 잃지 않는 선수기 때문이다.
김태균의 조기복귀는 여러가지가 복합된 결과다. 지난달 23일 수원 kt위즈전에서 베이스러닝 도중 오른허벅지 근육통을 호소한 김태균은 1주일 동안 팀원정에 동행했다. 당시 대타로라도 출전하겠다며 고집을 피웠지만 코칭스태프가 만류했다. 결국 차도가 없어 재검사를 받았고, 근육손상이 발견됐다. 지난달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치료원에서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부상이 급호전됐다. 만약 지난달 하순 대타출전을 감행했더라면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 했다.
김태균이 타석에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천지차이다. 버티고 서 있기만 해도 상대팀 투수들은 주눅든다. 반대로 한화 투수들은 든든한 원군에 자신감이 더해진다. 한화 타자들이 느끼는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태균의 자리가 비면 피부로 절감할만큼 크게 다가온다.
김태균은 타율 3할7푼7리 2홈런 14타점을 기록중이다. 타격감이 가장 좋을 때 부상을 했다. 워낙 선구안이 좋은 타자여서 감을 찾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시기를 앞당길수록 한화의 반등도 빨라질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