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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BO리그 변화는 스트라이크존 확대가 주도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지면서 타고투저가 완화되고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뚝 떨어졌다. 이와 함께 최근 눈에 띄는 변화도 목격되고 있다. 바로 변형 패스트볼의 일종인 투심 패스트볼의 득세다.
최원태의 결정구는 투심 패스트볼. 겨우내 제대로 익혀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17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7.23에 그쳤던 최원태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지난 1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게임에서 최원태는 8이닝 동안 4안타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4승째를 거뒀다. 8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잡았음에도 투구수는 94개에 불과했다. 땅볼 유도가 그만큼 많았다. 투심 패스트볼이 위력을 발휘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등도 투심패스트볼을 즐겨 던진다. 외국인 투수들은 포심보다 투심을 즐겨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년전부터 투심을 던지는 외국인 선수들이 많아졌다. 이는 메이저리그 추세와도 무관치 않다. 국내 투수들은 외국인 투수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거나 해외 전지훈련, 해외 인스트럭터 등을 통해 익힌다.
투심 패스트볼은 타자들의 스윙 정석마저 흔들고 있다. 심재학 넥센 수석코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우리 타자들이 고전한 이유 중 첫 번째는 투심 패스트볼이었다. WBC에 다녀온 국가대표 타자들이 너도나도 '직구가 바로 들어오는 경우가 없다. 매번 흔들린다'는 얘기가 많았다. 끝에서 살짝 살짝 떨어지는 투심에 우리 선수들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스윙궤적에 대한 고민을 바꿔야할 시기가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심 코치는 "예전부터 일본과 한국에선 레벨스윙(수평스윙)을 강조해 왔다. 레벨스윙만으론 투심 패스트볼에 제대로 반응하긴 쉽지않다. 떨어지는 볼 궤적에 수평 스윙을 대입하면 타격은 점에서 이뤄질 수 밖에 없다. 약간은 올려치는 스윙이 돼야 점이 아닌 스윙 라인으로 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강한 직선타구가 많이 나오면 타격감이 좋다는 얘기를 했지만 지금은 어느정도 타구가 떠야 좋은 스윙이라고 평가한다. 이상적인 타구각이 담보돼야 좋은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심 코치는 "아마 2~3년 안에 투심 패스트볼이 KBO리그에서도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다. 십여년전 체인지업의 확산 역시 3년이 채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투수들의 변화움직임은 필연적으로 타자들의 연구로 이어진다. 타격이론은 이미 변화를 겪고 있다. 타격 코치들의 고민이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