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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당장 1위에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다?
그런데 조짐이 좋지 않다. 남은 2경기 선발 매치업에서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17일 KIA는 정용운, LG는 헨리 소사다. 정용운이 4일 삼성 라이온즈전 생애 첫 승 후 2연승을 달리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게 선발로 거듭났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기복이 있는 LG 타선인데, 현재 완벽한 상승 흐름이라는 점이 걸린다. 또, LG는 함덕주-팻 딘에 이어 3경기 연속 좌완 선발을 상대하게 돼 좌완 투수가 눈에 익어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LG 소사는 최근 3경기 2승1세이브를 거두는 과정 구위가 매우 좋다.
18일은 KIA 박진태, LG 임찬규 맞대결이다. 박진태는 임기영의 대체 선발로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전 3⅔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신인투수의 첫 선발 경기임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지만, 상대 임찬규의 페이스를 고려하면 부담이 될 수 있다. 임찬규는 시즌 평균자책점 2.09로 매우 안정된 투구를 이어오고 있다.
2위로 떨어진다고 시즌이 끝나는 건 아니다. 언제든 다시 역전할 수 있다.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언젠가 2위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거기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계속해서 지키는 입장으로 알게 모르게 쌓여있던 피로가 분명 KIA에는 누적이 돼있을 것이기에, 순위에 관계 없이 시즌을 길게 보고 호흡을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래서 김기태 감독은 폐렴 증세로 입원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임기영에게 더 휴식을 줬다. 임기영은 날짜상으로는 18일 LG전 선발로 나설 수 있지만, 김 감독은 단호하게 임기영 등판은 없다고 말했다. 완벽히 몸을 만들고 준비하는 게 장기적으로 팀에 더 도움이 된다고 봤다.
물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위 자리를 지켜나간다면 그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난세의 영웅들이 탄생하면 KIA에는 최고 시나리오다. 정용운과 박진태가 대형 사고를 칠 수도 있는 일이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