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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41)이 마지막 올스타전 참가를 앞두고 있다.
-마지막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소감은.
▶오랜만에 카메라가 이렇게 많은데 서본다. 옛날 생각이 난다. 아직 별 느낌은 없다. 하지만 내일 오면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을 것 같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알 것이다. 시간이 남아서 실내 연습장에서 아들과 캐치볼을 해줬다. 원래는 빨리 은퇴하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더 하라고 한다. 시구를 같이 하게 됐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만큼 의미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지금까지 '미스터 올스타'와는 인연이 없었다. 욕심은 나는지?
▶11번째지만, 항상 나오면 MVP 나오려고 했는데,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더라. 오랜만에 대구에서 한다. 처음 올스타전도 대구에서 했었다. 그 때 홈런을 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치길 바라고 있다. 내일은 팀 배팅 보다는 홈런을 노려보겠다.
-최고령 베스트 올스타 출전 기록에 대한 소감은.
▶감사드린다. 프로야구 선수의 중심은 젊은 선수들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테랑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빨리 넘어설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저를 못 이긴 후배들의 반성도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특별히 생각하는 세리모니가 있는지.
▶없다. 홈런 스윙은 해보고 싶다. 정규 시즌 때는 긴박한 상황이 많고, 팀 승리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표정의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한다. 내일은 홈런을 친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 때 홈런을 치고 세리모니를 했었다. (이)대호나 제가 치면 그 때 했던 세리모니를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대호와 같은 라인업에 서는 기분은?
▶4년 만에 같은 라인업에서 뛴다. 후배지만, 야구 선수로 배울 점이 많고, 존경 받을 만한 선수다.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유연성, 타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일 하루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KBO 측에서 행사를 많이 준비해준 걸로 알고 있다.
▶굉장히 감사했다. 서울 경기 때, 마케팅 팀과 미팅을 했었다.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었다. 너무 크게 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씀을 드렸다. 차라리 사인회를 더 하겠다고 했다. 이게 적정한 선인 것 같다. 프로야구의 축제이기 때문에, 저에게 집중되는 건 부담스럽다.
-대구에서 처음과 마지막 올스타를 하게 됐다.
▶전반기를 마치고 보니, 마지막 시즌이라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다. 60경기 정도를 하면 떠나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많이 아쉽다. 올스타전 뿐 아니라, 마지막 경기까지 특별하고, 소중할 것 같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많은 추억을 남기고, 후배들에게 본보기도 보여야 한다. 할 일이 많지만, 남은 에너지를 최대한 쏟아 붓겠다. 떠날 때, 후회 없이 할 수 있다는 걸 다 했다고 느끼고 싶다.
-이종범 선수 아들(이정후)과 올스타를 뛰는 기분은.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걸 느꼈다. 몇 년 전에 이종범 선배가 아들이 청소년 대표팀에 나간다고 했었다. 아버지의 빛이 강했다. 야구인 2세가 성공한 케이스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다. 야구 선배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올스타전에 뛰는 건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이다. 이걸 발판 삼아, 넥센에서의 최고를 넘어 아버지를 뛰어 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올스타전에 가족을 초대했는지.
▶아버지, 아내, 누나 등이 모두 온다. 아들들과도 세 시간 정도 같이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이 있는지.
▶첫 올스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스타는 어렸을 때 상상하기 힘든 꿈이었다. 처음 올스타 결정이 났을 때가 기뻤던 날이었다. 또 올스타전에서 지금처럼 많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다. 이 순간도 기쁘다
-후배들이 언급했을 때의 기분은.
▶정말 감사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만수 선배 등 나에게도 우상이 있었는데, 그렇게 된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본인이 생각하는 올스타의 자격이 있다면.
▶팬 투표로 하기 때문에 인기와 성적이 중요한 것 같다. 남들과는 다른 모습이나 모범을 보이고, 어린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선수들이 뽑혔으면 좋겠다.
-올스타전에서라도 마운드에 서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꿈이다. 꿈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항상 가슴 속으로 생각한 게 은퇴하기 전에 마운드에 서보고 싶은 것이었다.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올스타전이라 해도 장난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 어쨌든 타자로 전향하면서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그 미련은 버리고,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히 생각하겠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올스타전은 11번째이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라면 모르겠지만, 올스타전에서 눈물을 보이면 너무 여린 성격인 것 같다.
대구=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