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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올스타' 이승엽 "연 없던 미스터 올스타, 홈런 노려보겠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7-14 18:57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1일 잠실구장에서 예정된 가운데 삼성 이승엽이 2017 올스타전 선수단 투표를 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월 5부터 30일까지 26일간 올스타 팬 투표를 진행한다. 최종 결과는 팬 투표수와 선수단 투표수를 점수로 환산해 70%대 30% 비율로 합산한다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6.21/

'살아있는 전설 '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41)이 마지막 올스타전 참가를 앞두고 있다.

이승엽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지막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은 역대 최고령 올스타 베스트에 선정됐으며, KBO는 이승엽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이승엽이 고사했지만, 단독 팬 사인회,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시구 행사가 성사됐다. 헌정 유니폼 증정식도 열린다. 그 정도로 이승엽의 마지막 올스타전에 특별하다. 게다가 고향인 대구에서 펼쳐지는 마지막 올스타전.

이승엽은 "아직 별 느낌은 없지만, 내일이 오면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을 것 같다"라면서 "마지막 올스타전이니 팀 배팅 보다는 홈런을 노려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소감은.

▶오랜만에 카메라가 이렇게 많은데 서본다. 옛날 생각이 난다. 아직 별 느낌은 없다. 하지만 내일 오면 마음에 와 닿는 게 있을 것 같다.

-아들이 대단한 야구 선수인 것을 아는지.

▶이제는 어느 정도 알 것이다. 시간이 남아서 실내 연습장에서 아들과 캐치볼을 해줬다. 원래는 빨리 은퇴하라고 했었는데, 이제는 더 하라고 한다. 시구를 같이 하게 됐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만큼 의미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다.

-지금까지 '미스터 올스타'와는 인연이 없었다. 욕심은 나는지?


▶11번째지만, 항상 나오면 MVP 나오려고 했는데, 마음 먹은 대로 안 되더라. 오랜만에 대구에서 한다. 처음 올스타전도 대구에서 했었다. 그 때 홈런을 쳤기 때문에, 이번에도 치길 바라고 있다. 내일은 팀 배팅 보다는 홈런을 노려보겠다.

-최고령 베스트 올스타 출전 기록에 대한 소감은.

▶감사드린다. 프로야구 선수의 중심은 젊은 선수들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베테랑보다는 젊은 선수들이 빨리 넘어설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저를 못 이긴 후배들의 반성도 필요할 것 같다.

-마지막 올스타전에서 특별히 생각하는 세리모니가 있는지.

▶없다. 홈런 스윙은 해보고 싶다. 정규 시즌 때는 긴박한 상황이 많고, 팀 승리에 집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표정의 변화를 주지 말아야 한다. 내일은 홈런을 친다면, 웃을 수 있을 것 같다. 올림픽 때 홈런을 치고 세리모니를 했었다. (이)대호나 제가 치면 그 때 했던 세리모니를 자연스럽게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

-이대호와 같은 라인업에 서는 기분은?

▶4년 만에 같은 라인업에서 뛴다. 후배지만, 야구 선수로 배울 점이 많고, 존경 받을 만한 선수다. 제가 가지고 있지 못한 유연성, 타격 능력을 가지고 있다. 내일 하루지만, 재미있고, 유익한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

-KBO 측에서 행사를 많이 준비해준 걸로 알고 있다.

▶굉장히 감사했다. 서울 경기 때, 마케팅 팀과 미팅을 했었다.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부담스러운 점도 있었다. 너무 크게 하는 건 부담스럽다고 말씀을 드렸다. 차라리 사인회를 더 하겠다고 했다. 이게 적정한 선인 것 같다. 프로야구의 축제이기 때문에, 저에게 집중되는 건 부담스럽다.

-대구에서 처음과 마지막 올스타를 하게 됐다.

▶전반기를 마치고 보니, 마지막 시즌이라는 걸 조금씩 느끼고 있다. 60경기 정도를 하면 떠나야 된다는 생각을 하니 많이 아쉽다. 올스타전 뿐 아니라, 마지막 경기까지 특별하고, 소중할 것 같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많은 추억을 남기고, 후배들에게 본보기도 보여야 한다. 할 일이 많지만, 남은 에너지를 최대한 쏟아 붓겠다. 떠날 때, 후회 없이 할 수 있다는 걸 다 했다고 느끼고 싶다.

-이종범 선수 아들(이정후)과 올스타를 뛰는 기분은.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걸 느꼈다. 몇 년 전에 이종범 선배가 아들이 청소년 대표팀에 나간다고 했었다. 아버지의 빛이 강했다. 야구인 2세가 성공한 케이스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좋은 본보기가 된 것 같다. 야구 선배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올스타전에 뛰는 건 굉장히 영광스러운 것이다. 이걸 발판 삼아, 넥센에서의 최고를 넘어 아버지를 뛰어 넘는 선수가 되길 바란다.

-올스타전에 가족을 초대했는지.

▶아버지, 아내, 누나 등이 모두 온다. 아들들과도 세 시간 정도 같이 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올스타전이 있는지.

▶첫 올스타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올스타는 어렸을 때 상상하기 힘든 꿈이었다. 처음 올스타 결정이 났을 때가 기뻤던 날이었다. 또 올스타전에서 지금처럼 많은 취재진과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다. 이 순간도 기쁘다

-후배들이 언급했을 때의 기분은.

▶정말 감사한다. 프로야구 선수가 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만수 선배 등 나에게도 우상이 있었는데, 그렇게 된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

-본인이 생각하는 올스타의 자격이 있다면.

▶팬 투표로 하기 때문에 인기와 성적이 중요한 것 같다. 남들과는 다른 모습이나 모범을 보이고, 어린이들이 존경할 수 있는 선수들이 뽑혔으면 좋겠다.

-올스타전에서라도 마운드에 서보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꿈이다. 꿈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항상 가슴 속으로 생각한 게 은퇴하기 전에 마운드에 서보고 싶은 것이었다. 현실성이 많이 떨어진다. 올스타전이라 해도 장난으로 비쳐지면 안 된다. 어쨌든 타자로 전향하면서 전화위복이 된 것이다. 그 미련은 버리고, 한 타석, 한 타석 소중히 생각하겠다.

-눈물을 보이지는 않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올스타전은 11번째이다. 그리고 마지막 경기라면 모르겠지만, 올스타전에서 눈물을 보이면 너무 여린 성격인 것 같다.


대구=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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