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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의 양현종이 올시즌을 시작할 때 많은 이들이 걱정부터 했다. 지난해 200⅓이닝을 던지며 2007년 류현진 이후 국내 투수로는 9년만에 200이닝을 돌파한 투수가 된 양현종은 올해초 WBC의 에이스로도 나섰다. 지난해 많이 던진데다 일찍 몸을 만들어 WBC까지 나가게 된 양현종이 올시즌 좋은 활약을 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란 걱정이 생기는 것은 당연했다. 게다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으로 해외진출을 추진했다가 KIA로 돌아오면서 심리적으로도 약해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양현종은 실력으로 KBO리그 최고의 투수임을 입증하고 있다.
큰 어려움없이 좋은 피칭으로 6회까지 넥센 타자들을 압도했다. 1회초를 가볍게 삼자범퇴로 시작한 양현종은 2회초엔 선두 4번 김하성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후 3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냈다. 1-0으로 앞선 3회초엔 2사후 이정후에게 첫 안타를 맞았지만 서건창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연승행진에 대해 "운이 좋다고 밖에 할말이 없다"면서 "스스로도 버티기만 하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주니 초반에 무너지지만 말자는 생각으로 던진다. 많이 던지겠다는 욕심도 부리지 않고 위기가 올 때 막아주면 타자들이 점수를 뽑아줄 것이란 기대를 하면서 나간다"라고 했다.
이날은 컨디션이 그리 좋지는 않았다고. "공이 이전보다 좋지는 않았는데 넥센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양현종은 "커브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면서 타자들이 혼돈하게 된 것 같다. 적절하게 커브를 섞은 것이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지난해의 피로도는 전혀 없다고 했다. 양현종은 "작년 시즌이 끝난 뒤 잘 쉬었기 때문에 어려운 것은 없다"면서 "시즌 준비를 잘했고, 계속 승리를 하다보니 힘든 것도 모르겠다. 기분이 좋고 자신감도 크다"라고 했다.
이제 4승만 더하면 20승에 도달한다. 토종 투수가 선발로만 20승을 한 것은 지난 1995년 이상훈(LG) 이후 없었다. 양현종이 22년만에 도전하는 셈이다.
양현종은 "20승은 영광스런 기록이다. 운이 따라줘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더니 "현재의 몸상태나 운, 팀 성적 등을 보면 감히 도전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라며 20승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