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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군단 SK, 기록에 힘 보태는 반전의 타자들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17-09-07 00:21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2017 KBO 리그 경기가 2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3회말 SK 나주환이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날린 후 홈인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8.22/

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17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주중 2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SK 문승원과 NC 강윤구가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SK 한동민이 6회 NC 이민호를 상대로 시즌 29호 솔로홈런을 날렸다. 홈런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한동민.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8.08

KBO리그 역대 팀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눈앞에 둔 SK 와이번스. 역대급 홈런 군단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SK는 최근 몇 년 간 거포들을 수집했다. 타자 친화 구장인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함이었다.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정의윤을 영입하고, 2015년 말 FA 계약으로 이적한 정상호(LG 트윈스)의 보상 선수로 최승준을 데려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로 지난 시즌 정의윤이 27홈런, 최승준이 19홈런을 치며 잠재력을 터뜨렸다. 그 결과 팀 홈런 2위(182개)에 오를 수 있었다. 1위 두산 베어스(183개)와는 단 1개차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장타력을 뽐냈다. 5일 인천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더니,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한 한 시즌 팀 최다 홈런(213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위 두산(149개)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있다. 이제 신기록은 시간 문제다. 더욱 놀라운 건 SK의 1군 라인업이 많이 바뀌었음에도 한 단계 더 올라섰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반전의 타자들이 있었다.

먼저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말 합류한 한동민이 있었다. 한동민은 상무 야구단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에 집중했고, 강한 타구를 날리기 시작하면서 거포가 됐다. 2013년에 친 14홈런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 그러나 부상을 당하기 전인 8월8일까지 29홈런을 쏘아 올렸다. 주루 플레이 도중 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면서 시즌 아웃. 30홈런에 1개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경기 당 0.28홈런을 쳤다. SK가 당시 37경기가 남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페이스를 유지했다면 40개에 가까운 홈런을 칠 수 있었다.

팀 내 3번째로 많은 홈런을 친 건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 로맥은 5월11일 처음 1군에 합류하고도, 24홈런을 기록 중이다. 연타석 홈런만 6번을 기록했다. 몰아치는 능력이 뛰어나다. 힘 하나는 장사다. 비록 타율이 2할2푼8리에 불과하지만, 장타율은 0.520. 시즌 안타(69개)의 절반 이상을 장타로 기록했다. 지난 시즌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21홈런)를 이미 넘어섰다.

외야수 김동엽과 내야수 나주환도 반전이다. 김동엽은 지난 시즌 57경기에서 6홈런을 친 타자였다. 그런데 올 시즌 111경기에 출전하더니, 19홈런을 마크하고 있다. 시즌 초 4번 타자를 맡기도 했다. 그는 "타석에서 여유가 생겼다"고 밝힌다. 다소 기복은 있지만, 힘은 뛰어나다. 팀 내 최고 파워 히터를 꼽으라면 김동엽이다. 나주환도 나란히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2009년에 한 시즌 최다인 15홈런을 쳤는데, 이를 갈아치웠다. 타율도 2할9푼9리로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은 "홈 플레이트 위를 통과하는 공을 강하게 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 부분만 보면, 김동엽보다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실투는 놓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활약했던 정의윤(27홈런→14홈런), 최승준(19홈런→6홈런)의 홈런이 크게 줄었음에도 오히려 팀 홈런은 늘어났다. 홈런에서 만큼은 공백이 없다. 여기에 정진기(11홈런), 이홍구(10홈런) 등 팀의 미래들도 무시할 수 없는 장타력을 뽐내고 있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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