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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와이번스 베테랑 포수 이성우(36)가 반전 스토리를 쓰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이성우은 "팀을 안 옮겼으면 유니폼을 벗었을 텐데, 오래 걸렸다. 마지막 경기일 수도 있다. 1경기, 1경기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뛰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출전 기회가 더 늘어났다. 12일까지 56경기(선발 33경기)를 소화했다. 지난 시즌의 55경기를 넘어섰다. 예상치 못한 결과다. 트레이 힐만 감독은 수비형 포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이성우를 중용했다. 이홍구가 복귀한 뒤에도 이성우는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주전 포수 이재원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선발 출전 시간을 양분하고 있다.
이성우는 "경기를 많이 뛰고 있어 기분이 좋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 사실 (이)홍구가 다치고, 2주 정도만 1군에서 뛴다고 생각했다. 백업 역할만 잘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기회가 주어지니 성적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이성우는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수비밖에 없다"며 웃고는 "KIA에선 리빌딩으로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갔다. 그런데 여기서 선발로 많이 나가다 보니, 책임감이 생기고 마음 가짐이 달라졌다. 팀 승리만 생각하고 있다.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도 컸다"고 했다.
가족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3살짜리 아들 찬휘군이 있고, 11월에는 둘째가 태어난다.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다. 이성우는 "가족들이 올 때 마다 팀이 이겼다. 야구하는데 큰 원동력이 된다"면서 "끝날 것 같던 야구 인생이 다시 연장됐다. 아들이 하나 더 생기니, 할 수 있는 데까지 해야 한다. 남자라면 책임감이다. 가장이기 때문에,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밝혔다.
어쩌면 이성우의 야구 인생 '2막'은 이제 막 시작된 걸지도 모른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