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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팀에 새로운 고민을 안겨줬다. 물론 부진해서가 아니다. 예상 외의 빠른 성장세에 두산은 딜레마에 빠졌다.
8월 10일 이후 이영하는 총 7경기에서 12⅔이닝을 던져 단 2실점만 하며 ERA 1.42를 기록중이다. 후반기 두산 불펜의 기둥 역할을 했고 최근 마무리로 변신한 김강률(1.46)보다 좋은 성적이다. 게다가 16일 경기에서의 호투로 김태형 감독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선발로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음을 본인이 직접 증명했기 때문이다.
지금 이영하의 상태면 차근차근 선발수업을 시켜 팀의 미래 에이스로 키우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다. 2016년 1차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영하는 입단 후 곧장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동안 재활해왔다. 올해가 복귀한 첫 시즌인 만큼 굳이 무리해서 어깨를 혹사 시킨다면 또 다른 부상 위험도 있다. 어깨 상태를 봐가며 경험을 쌓게 하면서 좀 더 무르익게 하는 것이 최상이다.
시즌 후반 이영하라는 투수의 존재가 팀에 이렇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팀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젊은 우완투수 이영하를 '아껴써야' 한다. 쉽게 풀 수 없는 딜레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