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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9위가 사실상 확정된 2017년 삼성 라이온즈. 악전고투를 하며 하위권 탈출을 노려봤지만, 역부족을 절감하며 시즌 종료를 기다리고 있다. 성적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워진 시즌 막바지, 온통 관심은 은퇴를 앞둔 이승엽에 쏠려있다. 팬들은 지금 한 시대를 넘어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했던 '레전드'의 마지막을 목도하고 있다.
시즌 막판 타점기계를 작동해 100타점, 110타점, 120타점을 쑥쑥 지났다. 선두를 질주하던 KIA 타이거즈 최형우까지 끌어내리고 타점 1위로 치고올라갔다. 김한수 감독이 개막을 앞두고 기대했던 '30홈런-100타점'은 가볍게 넘어섰다.
3~4월 최악의 부진을 딛고 이뤄낸 성과다. 러프는 정확도 높은 타격 능력에 장타력을 겸비한 이상적인 타자다.
역대 삼성 최고 외국인 타자로 꼽혔던 '악동' 야마이코 나바로는 2014년 첫해에 타율 3할8리-154안타-31홈런-98타점, 2015년 2할8푼7리-153안타-48홈런-137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많았으나 전체적인 팀 기여도에선 러프가 낫다는 게 삼성 사람들의 평가다. 나바로와 달리 러프는 타선이 약해진 상황에서 만든 성적이다.
2003년 이승엽(56홈런-144타점) 마해영(38홈런-123타점) 이후 삼성 타자 중 '30홈런-120타점'을 넘긴 타자는 나바로(2015년)와 최형우(2015~2016년), 올시즌 러프뿐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