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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의 5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도 절망의 그림자가 짙은 이유는 고춧가루를 제대로 맞았기 때문이다.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전 결과는 LG에게 두고두고 충격으로 남을 것이다. 이날 오후에 서울 지역 비 예보가 있기는 했지만, LG는 내심 경기를 진행하고 싶었을 것이다. '에이스' 데이빗 허프가 출격하고, kt 선발은 류희운이었다. 무게감이 LG쪽으로 많이 기울었다. 또 허프가 화요일 경기에 등판하면 일요일 경기에 다시 한번 낼 수 있다.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둔 LG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허프의 등판 횟수가 많을 수록 유리하다.
결국 비가 그쳤고 그라운드 정비까지 포함해 경기가 53분간 중단됐다가 다시 시작됐다. 경기가 속개된 이후 3점을 더 내줬지만 LG도 8회말 이형종의 3점 홈런을 포함해 4점을 뽑아내면서 승리가 보이는듯 했다. 진짜 악몽은 9회초였다. 이동현이 무너지며 멜 로하스에게 만루 홈런을 얻어맞는 등 순식간에 9실점 했다. 그리고 7대15로 패했다. 경기는 밤 11시23분에서야 끝이 났다.
이날 패배로 LG의 5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5위 SK 와이번스의 경기수가 가장 적은 반면 6위 LG는 잔여 경기가 가장 많아 유리할 것으로 보였지만, 전세는 역전됐다. SK는 2승만 더 추가해도 5강을 확정지을 수 있고, LG는 11경기에서 8승을 해야 한다. 더군다나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두산 베어스 등 쉽지 않은 팀들과의 일전이 남아있다. SK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 LG가 자력으로 5강에 진입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최근 LG가 고꾸라진 것은 kt전 패배가 컸다. LG는 지난 14~15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2연전에서 이틀 연속 끝내기 패배라는 치명상을 입었다.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고, 타선 빈타는 여전히 심각했다. 당시 SK도 두산 베어스에 2연패를 당하면서 LG의 패배가 묻혔지만, 그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잡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고민을 하지 않을 것이다. 물오른 kt표 고춧가루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팀이 바로 LG다.
'엘롯기'의 첫 동반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렸지만, 올해는 3개팀 중 LG만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확률이 커졌다. 가장 힘을 쏟아부어야 할 때 되려 힘이 빠진 LG의 가을은 쓸쓸하기만 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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