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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앞둔 NC 다이노스 베테랑 이호준(41)의 가을 이야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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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은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보통 이호준은 경기 후반 대타 카드로 활용됐다. 그러나 박석민이 이날 등 담 증세로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김경문 NC 감독은 노진혁 대신 모창민을 선발 3루수로 세웠다. 동시에 이호준이 6번-지명타자로 나왔다. 공격력 강화로 선취점을 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었다. 이호준은 이날 출전으로 포스트시즌 통산 타자 최고령 출전(41세 8개월 7일) 기록을 세웠다.
NC는 롯데 선발 박세웅을 상대로 4이닝 동안 1점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5회초 무사 1,2루에서 재비어 스크럭스가 중전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따냈다. 모창민의 볼넷으로 계속된 무사 만루. 앞선 두 타석에서 모두 내야 땅볼에 그쳤던 이호준은 조정훈을 맞아 2B2S 불리한 카운트에 놓였다. 조정훈의 주무기인 포크볼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카운트. 조정훈이 5구 바깥쪽 포크볼을 던졌다. 치기 어려운 낮은 코스였지만, 이호준은 엉덩이를 뒤로 빼며 공을 정확히 쳐냈다. 달아나는 중전 적시타. 이호준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준플레이오프 최다 타점 기록을 43개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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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 롯데 감독은 5차전에 앞서 "내일은 없기 때문에 총력전을 펼칠 것이다"면서 "선발 박세웅이 흔들리면 빨리 교체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조쉬 린드블럼, 브룩스 레일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투수를 총투입 할 계획이었다. 경기 초반 잘 던지던 박세웅은 투구수가 많아지면서 고전했다. 0-0으로 맞선 5회초부터 공이 높게 몰렸다. 힘이 떨어지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선두타자 박민우에게 볼넷을 내줬다. 공이 크게 빠졌다. 벤치의 움직임은 없었다. 나성범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교체는 없었다. 결국 박세웅은 스크럭스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첫 실점이었다.
그제서야 롯데는 투수를 조정훈으로 바꿨다. 하지만 조정훈도 흔들렸다. 그는 모창민에게 볼넷을 내줬고, 이호준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롯데는 그대로 조정훈을 밀어붙였다. 조정훈은 1사 만루에서 손시헌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김준완, 김태군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뒤에야 롯데는 이명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명우는 박민우(1타점), 나성범(2타점)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았다. 0-7로 승부가 크게 기울었다. 롯데의 투수 운용은 최종전을 치르는 것 같지 않았다.
부산=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