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LG 트윈스 팬들은 단단히 뿔이 나 있다. 올해까지 9년간(2009~2017) 팀에서 활약했던 정성훈(37)이 방출되더니 곧이어 손주인(34) 이병규(34) 유원상(31) 백창수(29)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떠났다. 특히 정성훈과의 이별이 팬들을 들끓게 했다. 베테랑에 대한 예우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어차피 안 쓸거라면 좀 더 선수에게 일찍 알리는 게 바람직했다. 2차 드래프트 당일 오전에 통보하는 건 실책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감독의 힘이 가장 강한 시기가 언제일까. 당연히 부임 첫 해다. 더구나 류 감독은 구단 최고 수뇌부에서 역대 감독 최고대우로 '모셔온' 인물이다. 이런 류 감독을 제쳐두고 양 단장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을까. 그것도 선수단 구성에 대해? 그럴 순 없다. 실제로 선수 정리 문제나 40인 엔트리 구성 등에 관해 류 감독과 양 단장은 한국과 마무리 캠프지인 일본 고치에서 많은 대화를 나눴다. 때로는 코칭스태프가 함께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단의 정책이 결정됐다.
결국 류 감독도 확실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LG를 자신이 구상한 방향으로 끌어가는 중인 것이다. 이런 방향에 대한 류 감독의 신념은 이미 취임식 때부터 드러났다. 그는 지난 10월13일 취임식에서 "성적과 리빌딩,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했다. 이어 기존의 LG에 대해 "수비와 주루가 약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래서 이번 마무리캠프 때 수비와 주루 훈련에 중점을 뒀다.
류 감독이나 양 단장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하나다. '강력한 LG, 우승하는 LG'다. 이 목표를 위해 팬들의 비난도 감수하며 '변화'를 시도한 것이다. 중요한 건 양 단장-류 감독이 펼치고 있는 '2인3각' 레이스의 종착지다. 이건 지금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이제 막 첫 걸음을 떼었을 뿐이다. 차분하게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KBL 450%+NBA 320%+배구290%, 마토토 필살픽 적중 신화는 계속된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