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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북받쳐 올랐을 것이다. 남들은 모르는 자신만의 감회도 깊었을 게 눈에 선 하다. '영원한 베어스맨'일 것 같던 김현수가 LG 트윈스 입단식에서 흘린 눈물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특히 지난 2년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냉정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받은 마음의 상처가 얼마나 컸던 것인 지를 짐작케 한다.
그런데 이날 김현수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것도 여러 차례. 처음 입단 소감을 밝힐 때부터 울먹이던 김현수는 "미국에서 못한 것에 대한 것도 있고, (두산을 떠나 팀을)옮길 수밖에 없던 것도 있다.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활짝 안 웃는 게 아니고, 오랜만에 (인터뷰를) 하다 보니 살짝 긴장도 된다. 정말 LG에 감사 드리고(울먹임)…. 두산 베어스에 감사 드린다"며 눈물의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인터뷰가 이어지자 또 울먹이는 장면이 나왔다. 친정팀 두산 베어스와 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였다. 김현수는 "여기 올 때 울지 말자고 다짐했는데(울먹임)…. 많은 고민을 했지만, 이런 날 울고 있지만 기쁜 마음으로 (인터뷰)하고 있다. 그때는 두산 팬들에게 죄송하고, LG 팬들에게 기쁨을 주자고 다짐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현수가 얼마나 베어스와 팬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프로 선수다. 원치 않아도 새 팀에 가야할 때도 있는데, 그는 자기가 스스로 원해서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것이다. 그렇다면 새 팀에서, 새로운 팬을 위한 야구에 집중해야 한다. 과거의 소속팀이나 팬들을 향해 아쉬움이나 회한의 제스추어를 보이는 건 그다지 프로답지 못하다. 그는 죄인도 아니고, LG도 그의 입단을 강요하지 않았다. 경사스러운 자리에서 감정을 앞세울 이유가 별로 없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적이다'라고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2년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김현수가 앞으로 보여야 할 것은 눈물보다 멋진 활약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