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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 외인들, 경쟁 환경 적응이 관건

기사입력 2017-12-25 08:52


한신 타이거즈로 이적한 윌린 로사리오(왼쪽). 스포츠조선DB

KBO리그와 NPB(일본프로야구)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더욱 치열한 경쟁에서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뛰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2명이 이번 겨울 NPB로 소속을 옮겼다. LG 트윈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던 데이비드 허프와 한화 이글스에서 2시즌 동안 중심 타자 역할을 했던 윌린 로사리오다. LG와의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던 허프는 고심 끝에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부터 NPB 구단들의 러브콜을 받았던 로사리오는 한신 타이거즈에서 새로운 4번타자로 뛸 예정이다.

KBO표 외국인 선수들을 일본 구단에 빼앗기는 것은 사실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최근에는 NPB와의 연봉 격차가 많이 줄어들면서 빈도가 적어졌지만,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잘하는 외국인 선수가 일본 무대로 옮겨가는 것은 마치 당연한 수순처럼 보였다. 과거에 타이론 우즈, 호세 페르난데스, 게리 레스가 동반 진출로 문을 열었고, 다니엘 리오스나 세스 그레이싱어, 크리스 세든, 레다메스 리즈 등 KBO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다수의 외국인 선수가 동해를 건너 일본 무대로 옮겨갔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한국을 거쳐 일본 무대에 진출한 외국인 선수 중 몇년 사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선수는 릭 밴덴헐크 정도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밴덴헐크는 현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특급 대우를 받으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밴덴헐크 외에도 야마이코 나바로나 앤디 밴헤켄 등이 NPB 도전에 나섰지만 성공적으로 자리잡은 선수가 거의 없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적응 문제를 꼽는다. 대부분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를 두루 거쳤어도 새로운 아시아야구에 적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KBO리그와 NPB는 또 다르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은 한국에서 뛸 때 경쟁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에만 집중하면 된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구단당 3명)이 있기 때문에 부상이나 부진이 아니면 1군 엔트리 진입이 확실하고, 주요 보직을 맡게 된다. 또 감독이나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도 외국인 선수에 대한 배려가 예전에 비해 훨씬 좋아진 편이다. 때문에 편안하게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일본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외국인 선수에게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외국인 선수 보유 제한이 없고, 1군 엔트리에는 4명만 등록할 수 있기 때문에 '육성형 외국인 선수' 혹은 '보험용 외국인 선수'도 많다. 자금 여유가 있는 구단은 한국, 대만에서 활약한 선수 등 다수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면서 경쟁을 시킨다. 또 외국인 선수를 대하는 코칭스태프, 동료 선수들의 태도도 편하지 않다. 야구를 잘 할 때는 200% 맞춰주지만, 2군에 있는 외국인 선수에게는 얄짤 없다. 밴헤켄이 일본에서 가장 힘들어했던 부분이 적응 문제였다. 초반 환경 적응이 힘들면 당연히 기가 죽고 자신의 야구를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

이런 부분을 알고 일본 구단의 러브콜이 와도 KBO리그 구단과의 재계약을 택하는 선수도 많다. 힘든 경쟁 환경 등을 고려하면 더 적은 연봉을 받더라도 한국이 편하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NPB 구단들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군침을 흘릴 것이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에서 어느정도 통한다는 보증 수표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마이너리거를 데리고 오는 모험보다 안정적이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대폭 떨어진 성공 확률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계약을 망설이는 요인이 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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