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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의 수성일까, 백업들의 반란일까.
올 시즌 넥센의 안방은 박동원을 중심으로 주효상과 김재현이 나누어 지켰다. 총 99경기에서 선발 마스크를 쓴 박동원이 주전, 다른 두 명은 백업이다. 김재현과 주효상은 선발과 백업 등으로 각각 70경기, 주효상이 64경기에서 포수로 나섰다. 타율은 박동원이 2할7푼, 주효상이 1할9푼5리, 김재현이 1할6푼7리다.
박동원은 이미 2015년부터 넥센의 주전 포수로 확고히 자리를 굳히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활약도가 많이 떨어졌다. 자잘한 부상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장정석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신뢰감을 받지 못한 이유가 크다. 시즌 중 부상이 원인이 아님에도 2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현재 기량면에서는 박동원이 김재현이나 주효상보다는 앞서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내년 시즌에도 박동원이 주전 포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주효상은 도루 저지율에서는 김재현에게, 타율에서는 박동원에게 밀리지만 투수 리드와 볼 배합에 장점을 갖고 있다. 이제 겨우 프로 2년차임에도 경기를 읽는 눈은 베테랑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도 그에게 거는 신뢰감이 크다. 더구나 넥센이 2016년 1차 지명으로 뽑은 기대주다. 그래서 넥센은 전략적으로 주효상을 향후 팀의 간판 포수로 키우려고 한다.
결국 내년 시즌 넥센의 포수 자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결정될 듯 하다. 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각자 해결해야 할 숙제도 명확하다. 박동원은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김재현은 너무나 부실한 타격 보완이 최우선 과제다. 주효상 역시 타격 보강과 더불어 도루 저지능력 향상에 힘쓸 필요가 있다. 숙제를 먼저 마치는 사람이 주전 자리를 선점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과연 누가 넥센 안방을 차지하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