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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의 1년 계약,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다?
역대급 성적을 거두고 2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 발표되지 않은 옵션이 있다. 양현종이 옵션을 다 채우면 약 35억원을 받게 된다. 지난해도 옵션 포함 30억원 정도의 조건이었다. 총액 규모가 5억원 정도 상승했다.
양현종과 KIA의 계약, 시간이 지체된 건 옵션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액수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성적을 거뒀을 때 그 돈을 주고 받느냐의 싸움이었다. 결국 양측은 두자릿수 승수와 괜찮은 평균자책점 기준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현종이 아프지 않고 꾸준히 던지면 충분히 채울 수 있는 조건이지만, 그렇다고 아주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성적도 아닌 기준점이다.
그런 가운데 양현종의 계약은 새롭다. 물론, 양현종도 지난해 보장 계약이 싫어 1년 계약을 한 건 아닐 것이다. 올해 더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만약 양현종이 올해도 수준급 활약을 펼친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올해 받은 연봉이 최저 기준점이 된다. 이 최저점을 바탕으로 더 좋은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 그렇게 다음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는 내후년까지 연봉 총액을 계속해서 높일 수 있다. 30-35억원이 됐으면 그의 연봉은 추후 40-45억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좋은 성적을 거둔다는 가정 하에서다. 양현종은 책임감이 있고, 실력이 있는 선수다. 많은 연봉을 받은만큼 팀에 보탬이 돼야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야구를 할 것이다. 그러면 그의 연봉은 계속 올라갈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든 많은 돈을 받자는 '한탕주의'가 판치는 야구계에서, 양현종 계약은 참신하다. 구단은 잘한 선수에게 많이 주는 건 절대 기분 나쁘지 않다. 선수 본인에게도 금전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