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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기 힘들 정도로 달라졌다."
장성우는 지난 3년 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SNS 파문. 이 문제에 대해 장성우를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본인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로 개인 대화가 유출됐다 하더라도 입에 담지 못할 말들을 했다는 자체가 잘못이다.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큰 상처가 나게 했다. 이는 죽을 때까지 장성우가 당사자들에게 사과하고, 빌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장성우도 많이 위축이 됐다. 늘 숨어 지내려 애썼고, 야구에도 집중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까지 많이 아팠다. 지난해 어렵게 기회를 받았지만, 제대로 야구를 할 수 없었던 이유다.
장성우는 "선배님들께서 나에게 중간 역할을 많이 주문해주신다. 책임감이 생긴다.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나 때문은 아니겠지만, 팀 분위기가 정말 좋다. 박세진은 밤마다 내 방에 찾아오고, 방에 안오면 투구 영상을 찍어 보내준다. 나도 성심성의껏 얘기를 해준다. 우리 뿐 아니다. 사이드암 신인 신병률은 고영표 그림자다. 밥 먹는 것도 배우겠다고 따라다닌다. 이렇게 선-후배들이 소통할 수 있는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팀 내 위치도 중요하지만 가족도 소중하다. 장성우는 지난해 말 조용하게 결혼식을 올렸다. 가족을 생각하면, 포기하고 싶다가도 다시 주먹을 불끈 쥐게 된다. 장성우는 "다른 무슨 말이 필요 있겠나. 이제 야구 정말 잘하고 싶다. 그리고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장성우에 대해 "중심타선이 좋아졌다. 6~7번 타순에서 장성우가 20홈런-70타점만 해주면 우리는 정말 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이 말을 들은 장성우는 "20홈런을 친다면 80타점은 채워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게 화답했다.
많은 사람들이 아직 장성우에 대한 미운 감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장성우도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못했다. 사과를 하기 싫어 숨는 게 아니다. 사과를 하고 싶어도, 사과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자신의 얘기만 나오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지니 움츠러드는 게 반복되고 있다.
위에서 얘기했지만, 무작정 잘못을 덮어주자는 게 아니다. 큰 잘못은 했지만, 딱 한 번 그가 일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 사치일까. 만약, 한 번이라도 비슷한 잘못이 반복된다면 그 때 철퇴를 내리면 된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성실한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우선이다. 야구장에서 먼저 인정을 받아야, 장성우도 용기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진정 사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든 달라지려 애쓰는 그의 진심에 대한 마지막 기회 말이다.
스포츠1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