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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캠프서 주목받는 장영석, 주전급으로 성장할까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2-20 15:51


◇넥센 히어로즈 장영석. 스포츠조선 DB

스프링캠프는 '기회의 공간'이다. 기존의 주전급 선수들은 정규시즌을 대비한 몸 만들기에만 주력하면 되지만, 비주전급 선수들은 코칭스태프에게 확실한 눈 도장을 받기 위해 전력을 쏟아야 한다. 어쩌면 이를 통해 새로운 시즌에 좀 더 많은 기회를 부여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사실 캠프에서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선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훈련 기간에 나름의 성과를 내어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을 정도는 돼야 한다. 일단 여기까지 단계가 진행되면 새 시즌에 어느 정도 출전기회는 받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장영석은 현재 미국 애리조나에서 진행 중인 스프링캠프 초반 좋은 기회를 스스로 만들었다. 마침 코칭스태프도 이런 장영석의 가치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페이스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치러진 LG 트윈스와의 연습경기를 통해 감지된다. 지난 18일(한국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 파파고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진행된 LG와의 연습경기에서 넥센은 박병호 서건창 김하성 초이스 박동원 고종욱 등 주전 대부분을 선발라인업에 내보냈다. 그런데 이날 선발 3루수는 주전인 김민성이 아니라 장영석이었다. 장영석은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9회까지 네 타석을 소화했다. 경기 후반에 수비 위치가 1루로 바뀌긴 했지만, 그래도 교체는 없었다. 김민성은 이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때문에 잠시나마 김민성이 혹시 어디 아픈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 김민성의 몸상태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센 관계자는 "김민성은 전혀 아프지 않다. 다만 코칭스태프에서 컨디션이 좋은 장영석을 테스트 해보기 위해 이 경기에 계속 내보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넥센 코칭스태프가 이날 장영석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부여한 건 바로 이틀 전 현지에서 치른 자체 청백전 결과 때문이다. 이날 장영석은 홈런을 2개나 치며 매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넥센 타자 중에서 손꼽힐 정도로 컨디션이 좋다는 후문. 그래서 코칭스태프가 LG전에 아예 김민성에게 휴식을 주고, 장영석을 끝까지 내보낸 것이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장영석은 자체 청백전 때의 위용을 보여주진 못했다. 볼넷 1개만 얻어냈을 뿐, 병살타와 내야 땅볼, 삼진만을 당했다. 코칭스태프의 기대에는 못 미치는 실망스러운 결과다. 하지만 이 한 번의 결과로 모든 테스트가 끝난 것도 아니다. 또 만약 장영석이 이날 LG전에서 홈런과 안타를 펑펑 쳤다고 해서 입지가 확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 역시 한 번의 테스트 결과일 뿐이다. 결국 코칭스태프는 캠프기간 내내 긴 호흡으로 장영석을 지켜볼 것이기 때문. 따라서 장영석 역시 조급해할 것 없이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나가면 된다.

이번 캠프는 장영석의 프로 경력에서 매우 중요하다. 2009년 2차 1지명으로 입단해 어느 덧 프로 10년차를 맞이했다. 그간 투수와 타자를 오가며 혼란을 겪기도 했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치며 슬러거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때문에 올 시즌에는 1군 무대에서 확실히 입지를 굳여야 할 시기다. 그리고 그런 입지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일단 코칭스태프는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과연 장영석은 그 기대에 부흥할 수 있을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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