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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시원하게 담장 너머로 날아가는 타구, 거기에 열광하는 관중들. 홈런이 '야구의 꽃'이라고 불리우는 이유다.
이범호는 자타공인 '만루홈런의 사나이'다. 지난해까지 정규리그에서 통산 16개의 만루포를 터트린데다 지난해 10월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0이던 3회초 2사 만루 때 좌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려 KIA의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실상의 우승 축포였다. 이로써 통산 만루홈런 17개를 기록하며 하위 그룹과의 거리를 멀찍이 벌려놨다. 2위 심정수(12개), 3위 박재홍(11개)은 모두 은퇴했다. 공동 4위였던 이승엽, 이호준(이상 은퇴), 강민호(삼성) 중에 현역은 강민호 뿐이다. 무려 7개 차이가 난다. 강민호가 따라잡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때문에 이범호가 사상 첫 만루홈런 20개 고지를 과연 언제 밟게 될 지 주목된다. 올해 달성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한 시즌에 3개의 만루포는 지극히 어려운 목표다. 앞서 언급했듯 만루홈런은 운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아예 불가능한 목표만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30대 후반이라도 이범호의 몸상태가 아직은 시즌 20홈런 이상을 칠 만큼 좋기 때문. 지난해에도 25개를 날린 이범호는 현재 진행중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도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한신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3회초 2사 만루 때 그랜드슬램을 터트려 '만루홈런 사나이'의 본능을 뽐냈다. 연습경기이긴 해도 이런 장면은 선수의 자신감을 살려줄 수 있다. 이 기세를 정규시즌까지 이어간다면 올해 의미있는 대기록이 쓰여질 수도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