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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진영 "베테랑 한파, 프로라면 받아들여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8-02-26 10:19



"베테랑 한파, 프로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kt 위즈 이진영(38)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LA 전지훈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김진욱 감독은 가장 컨디션이 좋은 선수로 주저없이 이진영을 꼽는다. 김 감독은 "캠프 시작부터 좋았다. 이런 타격감이면 2번 타순에 들어가도 아무 문제가 없겠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진영이 이를 악물고 시즌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kt와 체결했던 2년 계약이 끝난다. 최근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시장 한파가 너무 차갑다. 이진영은 "올해는 개인적으로도 열심히 해야하고, 팀도 잘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되면 내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할 것이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프로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이진영도 이번 오프시즌 베테랑 선수들에 대한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직접 지켜봤다. 많은 선수들의 몸값이 대폭 깎이고, 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도 있었다. 이진영은 "현실은 현실이다. 어떠한 선수라도 그걸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며 "물론, 선수 입장에서는 매우 힘들다. 그렇다고 현실에 불만을 갖기 보다, 그걸 극복해나갈 수 있는 게 베테랑으로서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이진영은 "1년, 1년이 소중하다. (이)승엽이형, (이)호준이형도 마흔살 넘어까지 야구했고 스스로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나 역시도 끝까지 좋은 모습을 보이고 내 자신이 후배들에게 양보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하면, 모든 사람들의 응원 속에 은퇴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kt, 올해는 달라질 것이다."

kt는 3년 연속 꼴찌 수모를 겪었다. 그 중 2년 동안 이진영도 kt와 함께 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시간도 늘어났다. 성적도 전성기와 비교하면 떨어졌다. 이진영은 이에 대해 "결과에 대해 부정할 이유는 없다. 성과를 못내면 비난 받고, 팀에서 입지도 좁아질 수밖에 없다"고 냉정히 말했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얘기한다. 이진영은 "팀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 위기를 헤쳐나가는 과정 어린 선수들이 힘들 수 있다.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지난 시즌에는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셨다. 언제까지 고참들이 야구할 수 없으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가는 건, 고참 선수들도 모두 이해한 부분이었다"고 말하며 "올해는 감독님께서 선수들에게 확실한 메시지를 주셨다. 고참, 젊은 선수 떠나 팀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모든 선수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 결국 베테랑의 경험이 필요한 순간이 올 건데, 그 때 팀을 살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진영은 이어 "개인적으로 기대가 많이 된다. 더스틴 니퍼트, 황재균이 왔다. 분명히 좋아질 것이다. 단, 야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닌 팀 스포츠다. 좋은 팀워크가 뒷받침 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백호, 기죽지 말고 맞서 싸워라."

이진영은 개인통산 2000안타 기록을 돌파하며 타격에서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선수가 됐다. 평소에도 후배들의 타격을 유심히 살피며, 후배들이 타격에 대해 물어오면 언제든 조언을 건넨다. 이런 이진영이 보는 '거물 신인' 강백호는 어떤 모습일까.

이진영은 "힘도 좋고, 고교 졸업생 같지 않은 재능을 갖고 있다고 들었다. 훈련에서 보여주는 모습도 실제 그렇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부분을 강조했다. 이진영은 "프로에 있는 모든 선수들은 학교 다닐 때 최고로 잘했던 선수들이다. 그래서 너무 자만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렇다고 너무 기죽을 필요도 없다. 아까 얘기한 것 처럼 프로는 모두 동등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야구장에서만큼은 자기가 최고라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내가 보기엔 19세 꼬맹이지만, 야구장에서는 나이와 관계 없이 누구와도 동등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는 조언을 건넸다.

이진영은 마지막으로 "하나씩 배워나가면, 좋은 선수가 될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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