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야구인 100인에게 묻는다] 예측불가 2018 홈런왕, 박병호vs최 정 초박빙 접전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8-02-27 06:10


박병호의 힘 vs 최 정의 기술, 과연 홈런은 누가 더 많이 칠까.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전설적인 홈런타자 랄프 카이너는 "홈런 타자는 캐딜락(고급차)을 몰고, 똑딱이 타자는 포드(일반차)를 탄다"고 했다. 야구에서 홈런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징적으로 설명하는 말이다. 홈런이야말로 부와 명예, 팬들의 이목을 한꺼번에 사로잡을 수 있는 '야구의 꽃'이다. 그래서 '홈런왕' 타이틀은 장타력을 지닌 타자들에게는 가장 명예로운 징표다.

그렇다면 올해 KBO리그 '홈런왕' 타이틀은 과연 누가 차지하게 될까. 스포츠조선이 구단 프런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선수 등 현장 야구인 100명에게 물어본 결과 '구 홈런왕' 박병호(넥센)와 '신 홈런왕' 최 정(SK)의 초박빙 접전이 예상됐다. 두 선수의 득표수는 불과 1표였다.


◇넥센 히어로즈로 컴백한 박병호가 지난 1월9일 그랜드 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천공항=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  
▶명불허전 박병호의 파워

박병호와 최 정을 공동으로 뽑은 3표를 포함해 10개 구단에서 총 103표가 나왔다. 이 중에서 박병호가 약 44%인 45표를 얻었다. 최 정은 44표로 2위였다. 거의 무의미한 차이다. 현장의 야구인들은 박병호와 최 정이 올해 유례 없이 치열한 홈런왕 경쟁을 펼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두 선수의 차이점을 굳이 따지자면 '힘'과 '기술'로 나눌 수 있다. 박병호를 지지한 야구인들은 2014~2015시즌의 강렬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었다. 당시 박병호는 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50홈런 이상을 때렸다. 그래서 "2년 연속 50홈런으로 이미 검증이 끝났다"는 의견이 많았다. "클래스가 있는 선수다. 과거에 리그를 압도했기에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다"는 식으로 그의 압도적인 파괴력에 매료된 이들이 많았다.

더불어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고생한 것이 박병호를 더욱 성장시켰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수도권 A구단 감독은 "미국에서 강한 투수들을 상대한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박병호의 우세를 예측했다. 하지만 과거 목동구장이 아닌 새 홈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 박병호 홈런 레이스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돔구장에 대한 적응력이 박병호의 홈런 생산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전망이다.


◇SK 와이번스 최 정의 홈런 스윙. 스포츠조선 DB
▶업그레이드 된 최 정의 홈런 스윙


반면 최 정을 지지한 야구인들은 그의 힘과 기량이 정점에 달했다고 평가했다. 수도권 A구단 타격코치는 "타격폼이 거포 스타일로 자연스러워졌다"며 최 정이 홈런 생산에 최적화 된 스타일로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평가는 선수 동료들 사이에서 특히 많이 나왔다. 지방 B구단의 C선수는 "홈런을 치는 능력이 더욱 좋아졌다"고 했다. 같은 팀의 D선수 역시 "홈런을 치는 방법을 알고하는 것 같다"고 했다.

뿐만 아니다. "공을 띄우는 능력을 타고 났다."(수도권 E구단 감독)거나 "끊임없는 진화로 타격에 눈을 떴다"(E구단 수석코치), "스윙을 바꿔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이다."(지방 F구단 감독) 등 감독 및 코치들이 특히 최 정의 진화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고 있다. 최근 2년간 홈런왕을 차지한 건 그만큼 최 정의 기술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더불어 올해를 마치고 FA가 된다는 점도 최 정에게 확실한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이른바 'FA로이드' 효과를 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모두 오랜 경험과 관찰을 바탕으로 한 의견이라 설득력이 충분하다.


◇올해 홈런레이스 다크 호스로 손꼽히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와 두산 베어스 김재환. 스포츠조선 DB
▶군소 후보군의 반전, 가능할까

박병호와 최 정이 총 득표의 86%를 차지한 압도적 결과였다. 그렇다면 나머지 14%의 표심은 어디로 향했을까. 6명의 '군소 후보군'이 14%에 해당하는 14표를 나눠가졌다. 두산 김재환과 삼성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나란히 5표씩을 얻었다. 김재환을 뽑은 수도권 투수 G는 "엄청난 타구 속도와 비거리"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러프는 삼성 동료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타고난 기량에 2년차를 맞아 리그 적응이 완료됐다"며 러프가 다크호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밖에 최형우(KIA)와 강민호(삼성) 이대호(롯데) 제이미 로맥(SK)이 1표씩 받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설문 참가자 명단

▶KIA 타이거즈=조계현 단장, 김기태 감독, 김종국 배요한 코치, 이석범 운영팀장, 이범호 최형우 양현종 안치홍 김선빈 ▶두산 베어스=김태룡 단장, 김태형 감독, 이강철 수석코치, 강석천 2군 감독, 김승호 운영팀장, 장원준 유희관 김강률 양의지 오재일 ▶NC 다이노스=유영준 단장, 이동욱 이도형 진종길 코치, 박보현 운영팀장, 임창민 모창민 이상호 권희동 신진호 ▶롯데 자이언츠=이윤원 단장, 조원우 감독, 이용훈 정보명 코치, 김동진 운영팀장, 박진형 김원중 김동한 나경민 박세웅 ▶SK 와이번스=염경엽 단장, 최상덕 정경배 박재상 코치, 손차훈 운영팀장, 이재원 최승준 문광은 문승원 김주한 ▶LG 트윈스=양상문 단장, 류중일 감독, 신경식 강상수 코치, 정택기 운영팀장, 박용택 유강남 진해수 양석환 이동현 ▶넥센 히어로즈=고형욱 단장, 장정석 감독, 심재학 강병식 코치, 김기영 운영팀장, 이택근 서건창 김민성 이보근 신재영 ▶한화 이글스=박종훈 단장, 한용덕 감독, 장종훈 송진우 코치, 석장현 운영팀장, 박정진 윤규진 송광민 이성열 하주석 ▶삼성 라이온즈=홍준학 단장, 김한수 감독, 성 준 2군 감독, 정현욱 코치, 박덕주 운영팀장, 장필준 김상수 구자욱 김헌곤 최충연 ▶kt 위즈=임종택 단장, 김진욱 감독, 김용국 고영민 코치, 나도현 운영팀장, 이진영 장성우 홍성용 오태곤 정 현(총 1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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