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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합 못나가는게 제일 힘들었어요."
프로 13년차이자 2년간 두산 불펜의 중심이던 이현승의 입장에서는 지난 해가 자존심을 구긴 시즌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팀의 2차캠프지인 일본 미야자키 히사미네구장에서 26일 만난 이현승의 올시즌을 준비하는 자세는 남달라보였습니다.
이현승은 "사실 인터뷰도 안하려고 했다"고 했습니다. 본인도 제대로된 모습을 보인 후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지난 해 초까지 두산 불펜에서 이현승은 독보적인 위치였죠. 그가 2군에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별로 없었습니다. 본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항상 자신감이 있었죠. 2군에 내려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역시 프로는 나이가 아니라 실력으로 평가받는 것이더라고요. 안되겠다 싶었죠."
당연히 2군에 내려가 있던 시간 그리고 경기에 뛰지 못하고 벤치에 앉아있던 시간이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선수인데 시합에 못나가는 것이 가장 힘들더라고요. 한달 정도 경기를 못 뛴 것 같아요. 선수는 화가 나든 기분이 좋든 경기에 나가야 그것을 표출할 수 있거든요. 그게 안되니까 너무 답답했어요. 그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또 시합에 못나가니까 내 스스로도 많이 위축이 되고 안좋은 생각도 많이 났죠."
부진한 이유는 역시 몸이 좋지 않아서였습니다. "몸이 안좋았는데 아픈 걸 참고 던졌어요." 코치와도 상의를 했지만 "아프더라도 가보자"고 결론을 내렸답니다. 그것이 지금은 가장 후회되는 부분이죠. "그게 역효과가 난 것 같아요."
하지만 올해는 다를 거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더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개인 훈련도 일찍 외국에 나가서 했고 캠프도 누구보다 먼저 합류해 열심히 하고 있어요.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보직에 상관없이 내 역할을 잘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현승인 2015년과 2016년 좋았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요.
미야자키(일본)=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