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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구단들 "1차 지명 절대 불리해" 해결법은 있을까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8-03-06 14:39 | 최종수정 2018-03-07 06:46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장을 찾은 1차 지명 선수들과 학부모. 스포츠조선DB

"저희는 사실상 1차 지명의 의미가 없어요. 몇 년째 눈에 띄는 유망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A 구단 관계자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런 비슷한 고민을 하는 팀은 A 구단 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지방 구단들의 공통적인 고민거리다. 초중고교 아마야구에서도 수도권 밀집화 현상이 점점 심해지면서, 지방에는 재능있는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서울 소재의 학교 야구부에는 학생들이 저절로 몰린다. 특히 강남 8학군 소재거나, 꾸준히 야구 강호로 꼽혔던 학교들은 입단 테스트를 거쳐 합격, 불합격을 나눠야 할 정도다. 반면 지방 학교들은 선수가 없다. 감독이 직접 선수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발로 뛰어야만 한다. 물론 예전부터 서울 시내 학교, 부산고 경남고 광주일고 같은 각 지방의 대표적인 학교들로 학생이 몰리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이 현상이 수도권이라는 특수 지역에 국한해 심화되고 있다. 물론 학생이나 학부모의 입장에서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이왕이면 더 좋은 시설,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진학을 결정한다. 또 만일 야구를 계속하지 않을 가능성도 생각해봐야 한다. 야구를 그만둘 경우 다시 학업에 매진해야 하는데, 학부모들이 강남 8학군 내 명문고 입학을 원하는 이유다.

선수가 마를 일이 없는 서울팜에 비해 지방은 척박하다. 서울에서 멀어질 수록 더욱 그렇다. 10개 구단의 1차 지명 결과만 놓고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진행된 2018년도 입단 신인 1차 지명 회의에서, 안우진(휘문고) 곽 빈(배명고) 양창섭(덕수고) 강백호(서울고) 등 대어급 선수들은 모두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었다. 이중 서울 연고팀인 넥센 히어로즈가 안우진을, 두산 베어스가 곽 빈을 각각 지명했고, 전학생이라 1차 지명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던 강백호는 2차 전체 1번으로 kt 위즈로 향했다. 1년 전인 2017년도 주요 1차 지명 신인들도 롯데 자이언츠가 뽑은 윤성빈(부산고)을 제외하고는, 넥센 이정후(휘문고), LG 트윈스 고우석(충암고) 등 서울 출신 선수들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1차 지명 제도가 연고지 내 학교 출신인 선수 한 명을 택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선수가 없는 해에는 사실상 의미 없는 지명을 하게 된다. 그럴 경우, 해당 팀들은 잔인하지만 1차 지명권을 '날린다'고 생각하고 2차 1라운드 지명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물론 팀별 연고지는 KBO 실행위원회 이사회에서 합의를 통해 결정됐기 때문에 무작정 불평등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신인 드래프트 방식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를 해볼만 하다. 실제로 지역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동안 1차 지명을 폐지하고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했다. 당시에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워내기 힘들다',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연고 학교에 대한 구단의 지원이 끊긴다'는 이유로 부활을 원하는 목소리가 컸고, 결국 2014년 5년 만에 부활했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토토 아마야구 발전 기금 지원이 끊기면서, 구단들이 자체 비용으로 학교에 지원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지원금의 폭이 훨씬 줄었다. 사정따라 다르지만 평균 수백만원 수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다. 물론 구단들이 아마 선수들에게 일일 레슨을 실시한다던지, 대회를 열어 상금을 지원한다던지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실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1차 지명 선수를 위해 '관리'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연고지와의 공생 차원이다.

또 전면 드래프트 당시 초고교급 선수들의 해외 유출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부활을 외쳤지만, 이 역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아마추어 선수가 해외 리그로 직행하면 복귀까지 2년의 유예 기간을 적용하면서 무분별한 유출은 막고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달라지는 환경과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보완점을 찾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아마야구의 지역 불균형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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