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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사실상 1차 지명의 의미가 없어요. 몇 년째 눈에 띄는 유망주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
선수가 마를 일이 없는 서울팜에 비해 지방은 척박하다. 서울에서 멀어질 수록 더욱 그렇다. 10개 구단의 1차 지명 결과만 놓고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지난해 진행된 2018년도 입단 신인 1차 지명 회의에서, 안우진(휘문고) 곽 빈(배명고) 양창섭(덕수고) 강백호(서울고) 등 대어급 선수들은 모두 서울 소재 고교 출신이었다. 이중 서울 연고팀인 넥센 히어로즈가 안우진을, 두산 베어스가 곽 빈을 각각 지명했고, 전학생이라 1차 지명 요건에 해당되지 않았던 강백호는 2차 전체 1번으로 kt 위즈로 향했다. 1년 전인 2017년도 주요 1차 지명 신인들도 롯데 자이언츠가 뽑은 윤성빈(부산고)을 제외하고는, 넥센 이정후(휘문고), LG 트윈스 고우석(충암고) 등 서울 출신 선수들의 존재감이 뚜렷했다.
1차 지명 제도가 연고지 내 학교 출신인 선수 한 명을 택해야 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선수가 없는 해에는 사실상 의미 없는 지명을 하게 된다. 그럴 경우, 해당 팀들은 잔인하지만 1차 지명권을 '날린다'고 생각하고 2차 1라운드 지명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제는 스포츠토토 아마야구 발전 기금 지원이 끊기면서, 구단들이 자체 비용으로 학교에 지원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지원금의 폭이 훨씬 줄었다. 사정따라 다르지만 평균 수백만원 수준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다. 물론 구단들이 아마 선수들에게 일일 레슨을 실시한다던지, 대회를 열어 상금을 지원한다던지 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실시하고는 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르게 1차 지명 선수를 위해 '관리'를 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연고지와의 공생 차원이다.
또 전면 드래프트 당시 초고교급 선수들의 해외 유출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부활을 외쳤지만, 이 역시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아마추어 선수가 해외 리그로 직행하면 복귀까지 2년의 유예 기간을 적용하면서 무분별한 유출은 막고있다.
모두를 만족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달라지는 환경과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보완점을 찾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이다. 아마야구의 지역 불균형이 중심을 잡기 위해서는 관계자들의 고민이 반드시 필요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